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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구하기’ 나선 기시다의 “마음 아프다”...일본서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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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강제동원(징용) 문제에 “마음 아프다”고 말하는 등 과거사 문제를 두고 진전된 태도를 보인 데 대해 일본 언론과 정치권은 일단 호평했다. 역사 문제에서 어느 정도 성의를 보임으로써 한일관계 정상화 흐름을 끊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올해 3월엔 도쿄에서, 이번엔 서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연달아 정상회담을 열어 신뢰를 구축한 것 자체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기시다 총리는 6일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힘든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히로시마에 있는 한국인 피폭자 위령비에 윤 대통령과 공동 참배를 제안하는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진전된 자세를 취했다.
아사히신문은 8일 자 사설에서 “한국에선 여전히 명확한 사죄와 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말로 뜻을 전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가 일본 여권의 신중론에도 한국 방문 시점을 앞당긴 것에 대해 “현명한 판단”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자민당의 강경 보수 파벌인 아베파의 차기 회장을 노리는 하기우다 고이치 정조회장도 각을 세우지 않았다. 그는 “기시다 총리의 '마음 아프다'는 발언으로 일본 정부 입장이 변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가 '개인 입장'이라고 한 데다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은 만큼 선을 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의 태도 변화는 스스로 적극적으로 결정한 것이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너무 부담을 느끼지 않고 (한국에) 와 줬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요청이나 압박이 없었는데도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손짓에 일부 호응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한일관계를 안정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할 말은 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올해 8월 정도로 예상되던 방한 시기를 앞당긴 것도, 히로시마 위령비 공동 참배를 제안한 것도 일본이었다고 한다.
기시다 총리는 3월 도쿄 정상회담 당시 과거사 언급에 극도로 소극적이었다. 그가 태도를 다소 바꾼 것은 윤 대통령의 일본 정책에 불만이 팽배한 한국 여론 때문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분석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가 고전하면 한 관계가 다시 후퇴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라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지지통신은 기시다 총리의 태도 변화가 윤 대통령에게 구명정이 될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 공동 참배는 피폭지 히로시마가 지역구인 기시다 총리가 직접 낸 아이디어였을 가능성이 크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 19일 히로시마에서 개막하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핵 없는 세계’를 호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기시다 총리의 초청을 받아 옵서버 자격으로 G7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윤 대통령과 나란히 위령비를 참배한다면 “화해를 향한 호소가 될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평가했다.
권준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히로시마본부 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공동 참배에 대해 “히로시마 동포사회가 기원하고 기원했던 일이기 때문에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마음 아프다는 발언과 함께 위령비 공동 참배를 언급하며 “기시다 총리의 마음이 한국 국민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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