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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프다" 발언에 조용한 외빈 응대까지... 한일 정상 관통한 기류는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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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을 관통하는 기류는 정상 간 배려였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7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과 그 과정의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개인적으로라도 강제동원에 대한 유감 입장을 밝힘으로써 한국 정부에 성의 표시를 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부터 지진 피해라는 일본 내 현안을 고려한 윤석열 대통령의 조용한 외빈 응대까지 상대에 대한 배려가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하루 뒤인 8일 오전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일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안보, 산업, 과학기술, 문화, 미래세대 교류 등과 관련해 철저한 후속 조치에 임해 달라”고 참모들에게 당부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 외에 별도의 정상회담 성과 홍보 보도자료나 크게 주목받았던 전날 만찬 자리의 일화를 가급적 노출시키지 않는 분위기였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공개 이야깃거리는 많겠지만 지난 5일 발생한 지진에 일본 내 사상자가 나온 상황이라 일본을 배려하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양 정상이 서로의 입장을 배려한 장면은 앞서 정상회담에서도 나왔다. 기시다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나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수많은 분이 매우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기시다 총리가 참모들이나 수행 장관들과도 상의하지 않았던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3자 배상이라는 윤 대통령의 결단에 호응하기 위해 기시다 총리가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 계승'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진전된 제스처를 내보였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해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부담을 갖지 않고 방문하셨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기시다 총리가 어느 정도 마음의 빚이 있었던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비록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발언이 일본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윤 대통령은 과거보다 진전된 입장을 표명해 준 것에 대해 따로 고마움을 표명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도 일본 국내 상황을 최대한 배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5일 발생한 일본 이시카와현 지진 직후 “피해 상황을 보며 (한국) 방문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지진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컸다고 한다. 이에 윤 대통령은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 시작부터 일본 지진을 언급하며 “우리 국민을 대표해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결과 못지않게 이목을 끌어온 두 정상 간 친교 만찬을 한남동 관저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것도 일본 내 애도 분위기를 감안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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