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기시다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힘든 경험, 가슴 아파”

입력
2023.05.07 19:00
수정
2023.05.0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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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서 위로 발언
역대 내각 인식 계승 "흔들리지 않을 것"
관심 끌었던 '사과' 언급은 끝내 안 해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힘든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사과’라는 표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는 방침에 대해선 “앞으로도 흔들림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1998년 10월 발표된 한일 공동선언을 비롯해 역사인식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말씀 드린 바 있다”면서 “이와 같은 (일본) 정부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이라고도 불리는 한일 공동선언에는 식민 지배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표현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가 이 표현을 언급할지에 대해 큰 관심이 모였으나, 끝까지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기시다 총리는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위로의 말을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3월 6일 발표된 조치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대응이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 주신 점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대단히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원고 15명 중 일본 피고 기업을 대신해 한국의 강제동원피해자지원지단이 판결금을 지급한다는 ‘제3자 변제’ 해법을 수용한 10명에 대해 고마움과 위로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 간에는 다양한 역사와 경위가 있다. 곤란한 시기를 견뎌 온 선대들의 노력을 계승하면서 미래를 향해 윤 대통령을 비롯, 한국과 협력을 해 나가는 것이 일본의 총리로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 질의응답 시간에 과거사 발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제 마음을 솔직히 말씀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한국 측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 전문가들의 후쿠시마 원전 시찰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이 이달 하순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 함께 현지에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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