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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엔 어린이 인구가 150만 명 준다고? 저출산 후폭풍

입력
2023.05.04 17: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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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세 인구, 374만→228만 명
어린이 급감, 미래 아닌 현실
학교 구조조정·지방소멸 대응 필요

3일 오전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원시 어린이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원시 어린이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이 인구가 10년 만에 150만 명 가까이 줄면서 바닥을 찍는 것으로 전망됐다. 인구 감소 충격이 가장 먼저 덮치는 어린이 급감은 가까운 미래도 아닌 눈앞의 현실이란 뜻이다. 학교 구조조정, 지방소멸 가속화 등 어린이 인구 감소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에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쪼그라든 어린이 수, 감소세도 빨라

4일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표준국어대사전상 어린이 정의인 5~13세 인구는 올해 374만3,000만 명에서 2033년 227만8,000명으로 10년 동안 146만5,000명 줄어든다. 어린이 인구는 2034년 반등해 2043년 278만4,000명까지 올랐다가 하강해 2061년부턴 200만 명을 밑돈다.

어린이 인구 규모는 과거보다 크게 쪼그라들었을 뿐 아니라 감소세도 강해지고 있다. 어린이가 가장 많았던 1970년 838만1,000명과 비교하면 2033년 인구는 4분의 1 수준이다.

또 어린이 인구는 2001년 614만2,000명 이후 소폭 증가한 2019년을 제외하곤 2033년까지 32년 연속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어린이 인구가 100만 명가량 감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년(2028년 274만5,000명)에 불과하다. 직전에는 어린이 인구가 100만 명 떨어지기까지 13년(2010~2023년) 걸렸다.

어린이 인구 급감은 출산율, 출생아 수 저하와 직결된다. 5~13세 인구에 포함되거나 앞으로 들어갈 2010년대 후반 출생아는 2015년 43만8,000명에서 지난해 24만9,000명으로 사실상 반 토막 났다. 같은 기간 출산율은 1.24명에서 0.78명으로 뚝 떨어졌다.

2034년 이후 어린이 인구가 다시 증가하는 건 출생아가 올해 23만3,000만 명으로 바닥을 찍고 10년 정도 회복한다는 기대에서 비롯된다. 출생아 반등은 현재 주출산 연령대인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 인구가 앞선 30대 후반~40대 초반 연령대보다 많아 발생한다는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학교 축소→교육의 질 저하 고리 막아야

이런 예측은 어린이 인구 감소에 따른 충격이 앞으로 10년 동안 집중됨을 보여준다. 어린이는 다른 연령대보다 어려 인구 위축에 따른 변화가 가장 먼저 드러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적 대응이 더 시급하다는 특징도 있다.

당장 어린이 인구 감소는 학교 등 교육제도에 영향을 미친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초·중·고 통폐합은 물론 대학 퇴출도 불가피하다. 교육부가 부실 대학 중심으로 재정 지원을 제한하는 등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으나 미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린이가 아예 사라지면서 소멸 위기에 처한 소규모 시 또는 군 지역은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소멸위험지역은 2018년 6월 89곳에서 올해 2월 118곳으로 증가했다. 소멸위험지역은 20~39세 여성 인구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절반에 못 미쳐 출생아 증가에도 전체 인구는 쪼그라드는 곳이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장(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지방에선 면 단위 학교는 사라지고 읍 또는 군 단위는 원거리 통학 탓에 기숙사형 중학교까지 생기는 상황"이라며 "어린이 인구 감소에서 시작하는 학교 축소가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고리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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