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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중 숨진 여학생, 대구 병원들 상태도 안 보고 수용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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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지난 3월 10대 여학생이 응급실을 찾아 떠돌다 구급차에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의료기관들이 중증도 분류도 하지 않은 채 환자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응급환자 사망 사건에 관련된 대구 지역 8개 의료기관 중 4개 응급의료기관에 대해 응급의료법에 따라 행정처분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행정처분은 복지부·소방청·대구시 합동 조사와 전문가 회의를 거쳐 결정됐다.
행정처분을 받게 된 의료기관은 대구파티마병원, 경북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이다. 복지부는 대구파티마병원과 경북대병원이 중증도 분류 의무 위반, 정당한 사유 없는 수용 거부 등으로 응급의료법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구급차가 처음 도착한 대구파티마병원은 환자의 중증도 분류 없이 정신건강의학과를 통한 진료 등이 필요해 보인다는 이유로 다른 의료기관 이송을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대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를 보지 않고 중증외상이 의심된다며 권역외상센터에 확인하라고 권유했다. 이후 대구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같은 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두 차례나 문의했지만 센터 측은 외상환자 진료 및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을 거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용 병상이 있었으며 진료 중이었던 다른 환자들 중 상당수가 경증이었던 것으로 평가했다.
복지부는 두 의료기관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시정명령 이행 시까지 보조금 지급 중단 및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경북대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를 함께 운영해 지급이 중단되는 보조금이 2억2,000만 원이고, 파티마병원은 약 4,800만 원이다. 과징금은 파티마병원 3,674만 원, 경북대병원 1,670만 원이다.
계명대동산병원은 외상환자 수술이 시작됐다는 이유로 환자를 받지 않았고,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신경외과 의료진이 없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합동조사단 및 전문가들은 환자에게 어떤 진료가 필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병원이 환자를 거부한 것은 정당한 사유 없는 수용 거부라고 판단했다. 계명대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시정명령과 함께 이행 시까지 각각 보조금 4,800만 원을 받지 못한다.
이외 삼일병원과 바로본병원은 환자를 수용하고 진찰을 한 뒤 의료 역량상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적절한 진료가 어렵다고 판단해 환자를 재이송, 법령 위반 사항이 없었다. 영남대병원과 나사렛종합병원은 각각 중증환자 진료를 이유로 환자 수용을 거부했는데, 정당성이 인정돼 행정처분을 피했다.
복지부는 또한 대구 지역 응급의료 주체 간 연계·협력이 매끄럽게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지방자치단체에 △지역 응급의료 자원조사 실시 후 결과를 반영한 이송지침 마련 △이송체계 정비를 위한 지자체·119구급대·응급의료기관 간 협의체 구성 및 이송 지연 사례에 대한 정기적 회의 △응급의료정책 추진 지원을 위한 전담 인력 확충 및 협의체(지자체·소방·의료기관) 확대 등의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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