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서울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직접 표명" 교도통신 보도

입력
2023.05.03 16:14
수정
2023.05.03 16:23

"한국 정부 변제안 지원하려는 의도"

지난 3월 16일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소인수회담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도쿄=서재훈 기자

지난 3월 16일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소인수회담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도쿄=서재훈 기자

오는 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식민지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를 담은 김대중-오부치 선언(1998년 한일 공동선언)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이라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2일 일본 교도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역사 인식에 대해 기시다 총리가 역대 일본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내놓은 강제동원(징용) 배상 문제 해결책을 지원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도쿄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사과 계승' 입장을 원칙적으로 확인했다. 서울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며 보다 구체적으로 입장을 표명한다면 일본이 보다 진전된 태도를 취하는 셈이 된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한국의 이해를 얻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도쿄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피고기업 대신 한국 재단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제3자 변제안'을 발표했다. 한일관계를 풀자는 제스처였지만, 일본은 피해자들이 기대한 '진심 어린 사죄'와 '일본 피고기업들의 재단 출연' 등 '성의 있는 조치'에 대해 묵묵부답이었다.

기시다 총리가 실제 얼마나 '성의'를 보이느냐에 따라 서울 정상회담 이후 한일관계가 본격적인 해빙기를 맞을 수도, 다시 얼어붙을 수도 있다. 양국은 지난달 서로를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 복귀시키기로 하는 등 정상회담을 앞두고 화해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기시다 총리는 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실무 방문한다. 그의 한국 방문은 2021년 10월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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