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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지지자만으로 선거 이길 수 없어"... 민주당 팬덤 정치와 거리두기

입력
2023.05.02 13:45
수정
2023.05.0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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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첫 원내대책회의서 '확장성' 강조
'대통령-원내대표 회동' 가능성에 "이재명과 먼저 논의해야"

박광온(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박광온(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지지자들만으로 선거에 이길 수 없고, 반사 이익만으로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꼽혔던 팬덤 정치, 네거티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내년 총선은 확장성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 “올해 민주당의 방향과 목표는 ‘확장적 통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8일 선출돼 이날 처음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던 온건개혁 성향의 국민까지 모셔 올 수 있는 확장적 통합 비전을 준비하고 (이와 관련한 구체적 정책을) 일상적으로 발표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맞벌이 학부모를 위한 주 4일제 추진 등을 예시로 들었다. 지지층에만 기대는 정치에서 벗어나 본격적 중도 확장을 통한 '중도-진보 연대' 복원에 나서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기조 변화를 반영한 듯 이날 회의는 정부·여당을 향한 네거티브보다는 민생 현안인 전세사기 대책 관련 내용에 집중됐다. 박 원내대표는 “전세사기 피해 지원 대책은 가장 쉽게 합의할 수 있는 여야 과제”라며 “전세사기 피해 복원 지원대책을 정치 복원의 시작점으로 삼도록 여야에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로도 잠잠했던 당 쇄신에도 불을 지피려 한다. 3일 의원총회를 열고 자신의 공약 사항이던 '밤샘 쇄신 의원총회' 개최를 위해 의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쇄신 의총에서는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대국민 신뢰 회복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광온(왼쪽)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지난달 28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광온(왼쪽)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대통령-박 원내대표 회동' 가능성에 "이재명과 먼저 논의해야"

한편 박 원내대표 측은 '이재명 대표보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을 가질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선을 그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구체적인 제안이 들어오면 논의하겠지만 저희가 볼 때는 이례적 제안이고 기존 관례나 상식 측면에서 볼 때 적절치 않은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혹시라도 대통령실에서 공식 제안이 있으면 당 지도부와 함께 논의하겠다는 것이 원내지도부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의 '이 대표 패싱'은 없다는 뜻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일 “여야 원내대표들 간에 합의가 된다면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대통령실로서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해 윤 대통령과 박 원내대표의 회동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와 만남에는 거리를 두고 있는 터라, 만약 이런 회동이 성사된다면 이 대표는 패싱당하는 모양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기형 고영인 최종윤 최혜영 김경만 홍정민 서동용 윤준병 유정주 장철민 의원을 원내부대표로 임명했다. 대체로 계파색이 옅거나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이성택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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