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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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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2008년 8월 6일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주도하는 ‘국제 달 네트워크’(ILN) 사업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두 달여 뒤 교육과학기술부가 ILN 참여와 유인 우주비행 연구 등에 대해 나사와 공동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정상회담에 한 주 앞서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나사로 가 ILN 참여의향서에 서명했다. 이명박 정부는 “한미 우주협력 시대가 열렸다”고 홍보했다.
□ 7년이 지난 2015년 10월 14일(현지시간) 미국 공식방문 중이던 박근혜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찾아 “한미 간 달 탐사 협력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당시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우주협력이 한 단계 진전될 것”이라면서 “한미 우주협력협정의 조속한 체결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 협정은 1년여 뒤 발효됐다. 미래부는 “우주에서 한미동맹”, “달 탐사 협력 탄력”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기대감에 증시가 들썩였다.
□ 그로부터 6년이 지나 2021년 5월 21일(현지시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만났다. 두 정상은 나사가 주도하는 국제 유인 달 착륙 계획 ‘아르테미스’에 한국이 참여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6일 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나사는 이를 위한 약정에 서명했고, 한국은 10번째 아르테미스 참여국이 됐다.
□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미 중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찾고, 나사와 협력 추진을 밝혔는데 모두 처음은 아니다. 한미동맹이 우주로 뻗어나간다고 한 지도 어언 8년이다. 나사는 바뀐 대통령이 미국과 만날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쯤 됐고, 나사 관련 서명과 체결 발표는 몇 번인지 헤아리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국민들이 기억하는 우주 성과는 여전히 나로호, 누리호에 그친다. ‘말로만 협력’ 대신 결실을 보여야 할 때다. 우주강국이 모인 아르테미스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보일 야무진 전략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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