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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슈퍼엘니뇨' 가능성...한반도 폭우·전 세계 폭염 우려

입력
2023.05.01 17:26
수정
2023.05.01 17:3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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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예상보다 빠른 5~7월 발달 예측
하반기 해수온도 1.5도 상승 슈퍼 엘니뇨도
과거 슈퍼 엘니뇨 때 '역대급' 기상재해

지난달 26일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 코르도바시의 한 길가에 세워진 온도계에 38도가 표시돼 있다. 스페인은 지난달 최고기온이 40도에 달하는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코르도바=EPA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 코르도바시의 한 길가에 세워진 온도계에 38도가 표시돼 있다. 스페인은 지난달 최고기온이 40도에 달하는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코르도바=EPA 연합뉴스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가 예상보다 더 빨리 나타나 올여름 한반도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하반기에는 '슈퍼 엘니뇨'가 발달할 가능성이 높아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을 가속하고 기상재해를 야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열대 남동태평양의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지난달부터 급격히 상승했다. 이에 당초 예상보다 한 달 이른 5~7월에 엘니뇨가 발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넘게 지속되는 현상이다. 3~7년 주기로 발달하며, 엘니뇨가 끝나면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가 발생한다.

두 현상은 해수 온도 변화에 따른 대기 반응인 남방진동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수천 년간 이어져왔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최근 그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3년간은 라니냐가 지속됐는데 이는 70여 년간 단 두 차례 발생한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라니냐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세계 해수면 평균온도는 섭씨 21.1도로 상승해 역대 최고기록(2016년 3월 21도)을 넘어섰다.

엘니뇨가 발달하면 한반도에는 여름철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늘고 기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기상청이 올해 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을 각각 40%로 전망한 만큼 더위와 폭우가 동시에 올 가능성도 있다. 한반도에 엘니뇨 영향이 더 강해지는 겨울에는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2015년에는 해수면 온도가 2.0도 이상 오르는 '슈퍼 엘니뇨'가 생겼는데 이때 한반도의 11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5도 높았다. 전국 단위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따뜻한 겨울로 기록됐다. 강수일수도 14.9일로 관측 이래 1위였고 강수량은 평년의 두 배가 넘었다.

그해 전 세계적으로도 기상재해가 이어졌다. 호주에서는 11월에 기온이 40도 이상 오르며 산불이 발생해 300명이 대피했다. 베트남 북부에서는 7월에 40년 만의 폭우가 내려 14명이 사망했다. 대만과 중국에서는 8월 태풍 사우델로르의 영향으로 총 7,552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졌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9~10월)에도 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는 슈퍼 엘니뇨가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달 스페인에 40도, 태국에 4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발생하는 등 봄부터 엘니뇨의 초기 징후가 이어졌다. 이에 전 세계 전문가들은 올해 기록적 기온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미국 기후변화 연구소인 버클리 어스의 수석과학자 로버트 로데 박사는 지난달 기온 전망에서 "올해 지구온난화 기록이 세워질 가능성이 38% 이상이며, 적어도 2~4번째로 더운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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