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핵 공유는 사기극" vs 국민의힘 "북한과 찰떡 공조로 딴지"

입력
2023.04.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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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소인수회담에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소인수회담에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채택된 '워싱턴 선언'을 두고 불거진 '핵 공유 논란'과 관련해 여야가 29일 또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이 '사실상 핵 공유'란 주장을 미국으로부터 반박당하고도 아전인수식 정신승리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꼬자, 국민의힘은 "워싱턴 선언을 깎아내리기 위해 민주당과 북한이 찰떡공조 중"이라고 반박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은 '워싱턴 선언'을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최고 성과로 꼽으면서 '핵 공유'에 대한 공통된 정의도 없이 논의했느냐"며 "단어 하나에 180도 달라지기도 하는 치열한 외교 현장에서 '용어에 집착하지 말라'는 주장이 가당키나 한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사태를 촉발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우리 국민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며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궤변이냐. 정신 승리하자는 말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억지"라고 비난했다.

앞서 김 1차장이 한미 정상회담 당일인 이달 26일 워싱턴 선언의 의의에 대해 설명하며 "우리 국민이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후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이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선언을 사실상 핵공유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한미 간 온도차가 감지됐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이를 겨냥해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국가 안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가지고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데 대해서 국민께 사죄하라"며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아전인수식 해석과 황당한 궤변은 그만두고 정직하고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의 회담 결과만 국민에게 보고하라"고 비판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고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한 것이 못내 배 아파 북한 김여정보다 더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워싱턴 선언에 대해 "북한의 오판으로 한반도가 핵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수 있는 가능성은 획기적으로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그렇게도 북한과 민주당이 한마음 한뜻으로 찰떡공조를 할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라며 "방미 성과에 눈 감은 채 '빈껍데기 선언', '빈손외교'라고 아무리 딴지를 걸어도 '한반도 평화'라는 그 결실은 함께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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