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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은 또다른 고객" 직원들 친목까지 챙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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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식음료 분야의 신생기업(스타트업) GFFG는 본사 및 43개 매장에 걸쳐 요리사부터 관리자까지 800명의 정직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 업체는 매달 첫째 주 월요일에 본사 전 직원과 매장 관리자급 직원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게더링 데이'를 개최합니다.
H가 출근한 월요일 오후 4시, 직원들이 본사 옆 건물 지하 2층에 위치한 GFFG의 와인바 '애니오케이션'에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각 부서는 한 달간 진행한 사업 성과와 앞으로 진행할 계획을 공유했습니다. 이후 건의사항을 받고 이준범 GFFG 대표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채용과 사내 문화를 담당하는 조성은 피플팀 디렉터에 따르면 모든 직원은 게더링 데이를 통해 회사의 사업 방향을 이해하게 됩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 전 직원이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고 기민하게 움직이기 어려워요. 그래서 모든 직원이 공평하게 회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런 문화를 만들었죠."
본사에서 먼 지점의 관리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게더링 데이 현장을 인터넷 영상으로 중계합니다. "사내 메신저 계정의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행사 영상을 볼 수 있어요. 이를 통해 건의사항도 제안하죠."
독특한 것은 '친해지길 바라'라는 프로그램입니다. 대표를 포함해 본사 직원을 무작위 4인 1조로 묶어 조별로 함께 밥을 먹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입니다. 회사에서는 소정의 활동 비용도 지원해 줍니다.
이런 문화 덕분에 직원들의 사내 소모임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두 직원이 아침에 가볍게 커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려고 시작한 것이 소모임이 됐죠. 같은 회사에 다니는 동료들끼리 서로 생각을 나누며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보냈어요."
소모임은 이제 외부인도 참석하는 사업으로 발전했습니다. 은수빈 PR팀 매니저는 의식주 취향이 같은 사람들의 소모임 '압구정 맨션'의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압구정 맨션은 맛, 멋, 장소 세 가지를 중심으로 먹고 입고 사는 것을 나누는 모임이에요. 월 2회 모여 서로 대화도 하고 강연도 듣죠."
압구정 맨션은 모일 때마다 주제와 참석자가 달라집니다. "각 주제마다 신청을 받아 참석자를 선정해요. 압구정 맨션의 첫 모임은 '3년차 직장인의 모임'이 주제여서 직장 다닌 지 3년째 되는 사람들 위주로 모집했어요. 3년차는 가장 고민이 많을 시기여서 함께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죠. 그보다 오래 회사를 다닌 사람들은 조언을 해줬어요."
이 업체에서 사내 문화를 신경 쓰는 이유는 식음료 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 때문입니다. 연예기획사 하이브에서 근무했던 김기동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식음료 산업이 한국에서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봅니다. "현재 식음료 산업은 진입장벽이 낮고 일이 힘들어 아직 성공사례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저평가되고 있어요. 그렇지만 이용자가 늘고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성장 가능성이 올라가 산업의 기준과 평가도 달라졌죠. 세계를 이끄는 K팝처럼 한국 식음료 산업도 세계적 브랜드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김 CSO는 직원들부터 식음료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도록 사내 환경과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그는 직원들을 '내부 고객'이라고 표현합니다.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명절에 회사 상품을 선물하는 것도 직원들이 단순 외식업 매장이 아닌 식음료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회사에서 내부 고객에게 정성을 다해야 외부 고객들에게도 그렇게 대하죠. 식음료 업계 모두 이런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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