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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법 기업부담 최소화" 한미 장관급 공동선언문도 냈지만 기업들 아직도 "걱정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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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맞아 한미 양국이 미국 반도체법 이행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경영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뜻을 함께했다. 우리 기업들이 쏟아냈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우려 사항들도 원만히 해결될 수 있게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과 정부는 "기업 경영 불확실성과 경영부담 최소화 등 구체적 협력 방향에 합의했다"고 평가했지만, 기업들은 눈에 띄는 지원 방안이나 규제 완화 등이 나오지 않았다며 걱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이창양 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제1차 한미 공급망 산업대화를 열고 이런 내용의 장관급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먼저 ①양국은 우리 기업의 미국 내 반도체 지원금 신청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투자 불확실성과 경영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 협의하기로 했다. 앞서 미 정부는 반도체 보조금 지원 요건으로 국방부와 국가안보기관 등이 미국 내에서 생산한 첨단 반도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는데 우리 기업들은 이 조건으로 자사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②한미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반도체 산업을 문제없이 계속 유지하고 기술 수준도 끌어올릴 수 있게 힘을 모으기로 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중국 내에서 생산되는 18나노미터(㎚, 10억 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반도체 생산과 관련한 장비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한국 기업은 이 조치를 1년 유예받았고, 10월 포괄허가 조치가 끝나면 중국 공장에 새 장비 반입이 금지돼 기술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해진다. 이창양 장관은 이와 관련해 보다 근본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미 상무부에 요청했고 양국은 "기술 업그레이드를 유지하기 위해 보다 예측 가능하게 수출통제 조치를 운영하는 방안을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유예조치 연장을 선언문에 못 박진 않았지만 유예조치가 끝나는 10월 전에 구체적인 수출 통제 방향을 논의하겠다는 해석도 나온다.
선언문에는 ③한미 양국 간 민관 반도체 협력 포럼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첨단 패키징 △첨단 소부장 분야에서 연구개발(R&D), 기술 실증, 인력 교류를 추진하는 내용도 담겼다.
우리 정부는 IRA와 철강232조, 비자발급 등과 관련해 걱정되는 점과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 산업부는 "IRA 관련 내용은 선언문에 담지 않았다"면서도 "IRA를 우려하는 기업의 애로 사항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를 두고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최상목 경제수석)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별도 브리핑에서 "미 상무부는 한국은 동맹이고 동맹 상호 간의 이익 공유를 존중한다면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의 (중국 내 반도체) 장비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장관급 회담에서도 반도체법 등 핵심 안건에 대한 구체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기업들은 그동안 정부에 여러 차례 어려움을 밝힌 만큼 이번 협상에서 구체적 성과를 기대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장비 수출 규제 건이나 보조금 지급 요건 문제 역시 정치적 사안과 얽혀 있는 만큼 짧은 시간에 바라는 결과가 나오지 못할 것 같아 걱정된다"며 "기업으로선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는 중장기 경영 계획을 짜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정상회담에 이어) 장관급 회담에서도 꾸준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선언적 성격에 그쳤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반도체 보조금은 기업 신청 후 심사와 관련 규정 마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가드레일(안전장치) 최종안도 하반기에 완성될 것이고 두 나라는 공동선언문을 바탕으로 실무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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