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尹 국빈 방문, 미국이 대일 관계 개선 평가한 것”

"바이든 정부에 한일 관계 개선은 매우 중요"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가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우드로 윌슨 센터'가 주최한 한미동맹 70주년 관련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성사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미국 내 한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28일 보도된 일본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차 석좌는 올해가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사실을 언급한 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이 대일 관계 개선에 힘쓰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관계 악화는 한미일 공조에 악영향을 미쳐 중국과 러시아, 북한에 ‘선물’이 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에 한일 관계 개선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차 석좌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6자 회담 등 외교적 대책은 이미 소진됐다”며 “한미일이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단념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북핵 대항책으로서 한미일 3국의 선제공격 능력 공조와 사이버 기술에 의한 미사일 발사 저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일·한미일이) 통합된 조기경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 미일 공동문서와 비슷한 문구가 한미 정상이 26일(미국 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에 명기된 데 대해서도 차 석좌는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침공 등과 같은 사태가 대만에서 발생할 경우 한국의 역할에 대해선 “분쟁을 악용하려 드는 북한을 잘 억제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차 석좌는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자체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하고 미국·일본·호주·인도 4국 간 안보협력체인 ‘쿼드’와의 연계를 모색하는 등 ‘미중 간 균형외교’에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 정부와 크게 다른 이러한 태도를 바이든 정부는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백악관은 윤 대통령이 일본과 관계를 호전시킨 것을 ‘진정한 정치적 용기’로 부르며 칭찬했다”면서 “경제 안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향한 한일 간 접근은 미국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