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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 표현은 그만”…변질된 오픈AI의 ‘초심'

입력
2023.04.29 07:00
수정
2023.06.28 13:53

생성형 AI 시장 브랜드 독점 의도
수익성 창출 의도에 부정적 시각도
비영리기관 설립 취지 벗어나
[아로마뉴스(41)]4.24~28

편집자주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지난해 말 선보인 ‘챗GPT’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개발사로 유명해진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최근 설립 당시 이념으로 내세웠던 ‘비영리법인’에서 이탈, 수익성 창출에 기반된 듯한 행보로 주목 받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말 선보인 ‘챗GPT’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개발사로 유명해진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최근 설립 당시 이념으로 내세웠던 ‘비영리법인’에서 이탈, 수익성 창출에 기반된 듯한 행보로 주목 받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GPT’ 표현은 자제해 주세요.”

더 이상 두고 볼 순 없다는 최후통첩에 가까웠다. 자사 상표권에 대한 확실한 권리 보장과 더불어 브랜드 가치 훼손에 대한 사전 차단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혔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경쟁사를 견제하겠단 의도는 덤으로 깔렸다. 지난해 말 출시 직후부터 생성형 AI 시장에 태풍을 몰고 온 ‘챗GPT’ 개발사로 유명한 오픈AI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브랜드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이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향후 오픈AI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활용, 개발할 서비스명에 ‘GPT’나 ‘오픈AI’, ‘챗GPT’ 등의 단어 사용은 금지해 달라고 명시했다. 대신, ‘GPT에 기반한’이나 ‘GPT로 구동된’ 등의 표현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카) 부문에 특화된 생성형 AI를 출시할 경우, ‘카GPT’가 아닌 ‘GPT에 기반한 카봇’ 형태로 써 달란 주문이다. 다시 말해 타사의 ‘…GPT’ 브랜드 사용을 용납하긴 힘들다는 얘기였다. 지난해 말 출시 이후,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생성형 AI 시장의 아이콘으로 성장한 ‘GPT’의 인지도에 타사의 무임승차를 단호하게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개화기에 들어선 생성형 AI 시장에서 ‘원조’ 브랜드로서의 위상과 이미지를 분명하게 각인시키겠다는 속셈이다. 오픈AI는 지난해 챗GPT 출시와 함께 미 특허청에 ‘GPT’ 상표권을 출원했다.

오픈AI는 또 공식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 외 업체에서 ‘협력했다’거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사실과 다른 허위 홍보성 표현 역시 수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챗GPT는 지난해 12월 선보인 직후, 2개월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확보하면서 생성형 AI 시장 개척의 성공 모델로 자리했다.

오픈AI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GPT’와 관련된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공지했다.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오픈AI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에 ‘GPT’와 관련된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공지했다.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오픈AI의 이런 행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다분하다. 결국, 수익성 창출을 고려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보이면서다. 오픈AI가 지난 2월 개시한 유료버전(월정액 20달러)인 ‘챗GPT 플러스’ 회원은 현재 10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료 수익만 매월 2,000만 달러(약 한화 268억 원) 수준이다.

기업간거래(B2B) 시장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픈AI는 26일 공식 블로그에서 “’챗GPT 비즈니스’가 조만간 출시될 것”이라며 “데이터에 대한 제어가 필요한 전문가와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밝혔다. 최근 영업비밀 유출에 대한 우려로 ‘챗GPT 사용 금지’에 착수한 일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다. 이런 행보에 대해 회사 측은 "현재 1억5,000만 명 이상의 전 세계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운영비 부담도 커졌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오픈AI는 이미 영리 법인의 길로 돌아섰단 평가가 팽배하다.

싸늘한 반응은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당장, 오픈AI의 설립 당시 내비쳤던 ‘초심’에서 이탈했다는 목소리부터 나온다. 지난 2015년 오픈AI 출범 당시 “인류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AI를 개발하겠다”며 비영리 법인으로 기술 공개와 함께 AI 생태계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던 모습에서 벗어난 게 아니냐는 지적에서다. 비영리 법인의 위치에서 AI 대중화 유도에 나서겠단 의미로 사명에 ‘오픈(Open)’이란 단어를 포함시킨 당초 의도까지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오픈AI 출범에 공동창업자로 참여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앞선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구글에 맞서기 위해 비영리 회사 목적으로 설립됐기 때문에 회사명에 ‘오픈’이 들어간 것”이라며 “현재 오픈AI는 폐쇄적이고 수익을 추구하는 회사로 변했다”고 혹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픈AI의 이런 행보는 소송전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지난달 3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 단체 인공지능 및 디지털정책센터(CAIDP)는 이날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오픈AI를 고발했다. ‘GPT-4’의 상업적 출시가 AI의 불공정하고 기만적인 영업행위를 금지한 FTC법과 AI에 대한 지침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다. ‘GPT-4’는 오픈AI에서 선보인 대규모 AI 언어모델(LLM)의 최신 버전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검색엔진인 ‘빙’에도 탑재됐다. CAIDP는 "GPT-4는 편향적이면서도 기만적인 데다, 개인정보보호와 공공안전에 위협이 된다"며 "투명·공정·건전해야 한다는 AI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허재경 콘텐츠비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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