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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세사기 특별법...피해자들 "피해자 없는 구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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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면서 정부가 27일 2년 한시 특별법 제정을 통한 구제책을 내놓았지만 피해자들은 "피해자 없는 피해자 대책"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피해자들이 처한 상황과 시급성을 고려했을 때 정부가 정한 6가지 기준을 충족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많은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병렬씨는 "우리 아파트는 입주민 60가구 전체가 다 피해자인데 구제받을 수 있는 가구는 단 한 가구도 없는 것 같다"며 "확정일자가 없으면 피해자 인정을 못 받는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 중 지원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확정일자를 받아 대항력을 갖춰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된 것을 얘기한 것이다. 김씨는 그러면서 "6가지 중 하나라도 충족 못 하면 피해자가 아니라는 것이냐"며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허탈해했다.
미추홀구 피해자 A씨도 이날 "우리 아파트 입주민 상당수는 근저당이 잡혀 있어 대항력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무슨 피해자 대책이냐"며 "피해자가 몇 명인지,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 한 번 제대로 안 해놓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다음으로 많은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경기 화성 동탄 지역 피해자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268가구 소유 임대인으로부터 사기당해 최근 소유권 등기를 마친 B씨는 “역전세로 들어온 금액에 대한 부담을 떠안고 지인한테 돈을 빌려 소유권 등기를 마쳤다"면서 하지만 빚만 늘고 정부 대책에 기댈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따르면 역전세 현상으로 전세보증금 미반환 처지에 놓인 경우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함께 피해자들은 '수사 개시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된 경우'나 '피해자가 다수일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같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시했다. 이 때문에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및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등은 ‘정부의 특별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정부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낸 이들은 "정부 대책은 피해자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수많은 피해자를 구제대상에서 최대한 걸러내겠다는 법안을 만들었다"며 "특별법 시한, 피해자요건 및 피해인정 절차를 과도하고 엄격히 규정해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우선매수권 및 공공의 주택 매입 방안의 실효성도 매우 제한적인 문제가 있다"며 "가장 중요한 공공의 보증금 채권매입에 대해서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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