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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전문대학원 도입은 사실상 무산됐지만… 교사양성체제 개편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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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통합부터 대학개혁까지. 정부가 교육의 틀을 다시 짜겠다는 계획을 밝힌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한국일보는 교육계 전문가 13명에게 이번 정부 교육개혁 정책의 기대효과와 부작용, 위기와 기회 요인(SWOT)을 물었습니다. 공정한 출발선은 가능할지, 잠자는 교실은 일어날지, 대학을 위기에서 구해낼 방법은 무엇일지 5회에 걸쳐 분석합니다.
정부는 지난 1월 학교 교실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수업이 바뀌어야 한다며 교사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교원양성시스템의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된 게 교육전문대학원(교전원) 도입이다.
교전원 도입은 교·사대 4년 과정으론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논의가 시작됐을 정도로 해묵은 이슈다. 의학전문대학원이나 법학전문대학원처럼 교전원에서 학위를 취득하면 1급 정교사 자격증을 부여하는 게 정부 구상이었다. 교육부는 올해 교전원 2곳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교육계 반발이 심해지자 계획을 유보하겠다며 한발 물러났다.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데다 당장 교사 임용에 영향을 받는 사범대·교육대생들의 반대가 컸기 때문이다.
다만 '예비 교사'들도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교사가 배출될 수 있도록 양성기관의 교육 방식이 변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 이지민(21) 고려대 사범대 학생회장은 "사범대 커리큘럼이 교사의 전문성을 기르기에 부족함이 있어 재정비가 필요해 보인다"며 "교전원 도입을 논의하기 전에 기존 양성기관의 교육과정을 바꾸려고 먼저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세진(23) 경인교대 총학생회장은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이 교육 현장에서 활용되기 어렵고, 현장 실습 기회도 많지 않아 교육 과정 내실화가 필요하다"며 "임용고시에만 매몰되지 않고 교대 학부 생활을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기간으로 보낼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기존 교원양성 체계의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5~6년제 교육과정을 제시한다. 전국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는 4년제 교대를 '학사 4년+석사 1년' 5년제로 1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국일보 교육개혁 자문단인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미래 교사는 에듀테크는 물론 교육 수요의 고급화, 기초학력 부진 학생 증가, 교육 양극화 심화 등의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6년제 학·석사 통합 과정이나 일반학과 2년+4년제 교전원, 교·사대 졸업생이 교전원에 가는 4+2 형태 등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교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교원양성체제의 개편 방향을 정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5년을 기점으로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내용들이 많이 바뀌어서 미래 교원이 양성되는 지금의 시스템이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학교 현장에서도 교원양성체제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체제 변화를 두고 교·사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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