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품은 한화 육해공 통합한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난다

입력
2023.04.28 04:30

새 이름 '한화오션' 유력
방산 2030년 '글로벌 톱10' 도전 본격화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위 사진)와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모습.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위 사진)와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모습.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결정으로 한화그룹이 사실상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하게 돼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가 붙게 됐다. 김동관 부회장이 중심이 된 방위산업과 친환경에너지산업 두 축으로 한 청사진을 그리는 데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다음 달 중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며 인수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 원 등 5개 계열사가 총 2조 원 상당의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면 한화 계열사로 대우조선은 합류한다. 회사의 새 명칭은 현재 '한화오션'이 유력하며 새 사장 후보로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총괄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화는 방산, 에너지, 항공우주 등으로 그룹 핵심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계획에 따라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해왔다.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처음으로 추진했던 것도 미래 먹거리 확보 측면에서였다.


친환경에너지 사업도 시너지 효과 기대

미래 산업으로 전환중인 한화그룹

미래 산업으로 전환중인 한화그룹


이번 인수로 방산이 육해공 통합 시스템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한화가 세계를 무대로 미사일·로켓·장갑차 등 지상 분야와 항공기 부품·엔진 등에서 성장하고 있는데 대우조선의 경비함, 잠수함 등 특수선 건조 역량까지 더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발상이다. 당장 한화의 주요 수출국인 유럽, 중동, 아시아 등에 대우조선의 주력 제품인 3,000톤급 잠수함 등을 공급할 수 있어 수출 증가 효과도 기대된다.

한화는 김 부회장을 앞세워 방산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펴며 지난해 3개 계열사에 흩어졌던 그룹 방산 분야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합하는 작업을 마쳤다.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에 들며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도 내놓았다.

한화는 그룹의 또 다른 성장 축인 친환경에너지사업에서도 대우조선 인수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발전 사업에, 대우조선의 LNG 해상 생산 기술과 운반, 연안 재기화 설비 등이 추가돼 LNG 시장에서 확장이 가능하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발전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 사업과 붙이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친환경에너지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도 할 수 있다. 한화 측은 해양 에너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단순한 이익 창출을 넘어 일자리 창출, K방산 수출 확대 등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하고, 침체된 거제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에도 큰 활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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