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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틀어 쥔 美... 핵무장 선 긋고, 핵잠수함 보내 불안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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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전술핵을 포함한 그 어떤 핵무기도 한반도에 전개할 뜻이 없다."
26일(현지시간) 미 정부 고위관계자의 발언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26일(현지시간)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취재진에 이같이 못 박았다.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해 한국이 미국 핵전력 운용에 관여할 창구를 마련했지만, 남한 핵무장이나 실질적인 핵 이용에는 선을 그었다. 대신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전개를 언급해 한국 내 불안감을 달래려 애썼다.
한미가 새로 창설할 NCG는 기존 차관급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 더한 기구다. 아직 격이 확실치는 않지만 장관급 협의체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의 안보공약인 확장억제의 △정보 공유 △협의 절차 △공동 기획 △공동 실행을 협의하는 EDSCG를 중단했다가 4년 8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재가동한 점을 감안하면, 고위급 협의체를 또다시 만드는 것만이 능사인지 의문이다. 이미 한미는 억제전략위원회(DSC·차관보급), 통합국방협의체(KIDD·실장급), 군사위원회(MC·합참의장) 등 다양한 소통채널을 통해 미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여왔다. NCG가 '옥상옥'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NCG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계획그룹(NPG)을 본떴다. 반면 핵을 자국에 배치해 미국과 공동운영하는 유럽과 근본적 차이가 있다. 핵무장을 주장하는 국내 여론에 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어떤 동맹과도 핵 사용의 최종 결정권을 나눠 가질 수 없다'는 미국의 원칙은 바뀌지 않았다.
이에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미는 외교적 노력만이 북한의 상황(핵·미사일 고도화)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시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대북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깨고 핵 자산에 치우치기보다는 경제·외교력을 포괄해 대응하겠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과 다를 바 없다.
이처럼 한국 내 논란의 소지를 감안해 미국이 내민 당근은 SSBN이다. 핵잠수함을 한반도 해역에 '정례적으로 전개'하는 방안이다. 그간 북한의 도발이 기승을 부릴 때마다 미국은 SSBN을 괌으로 보내 대북 억지력을 과시해왔다. SSBN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거리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에 속한다. 최일 잠수함 연구소장은 "SSBN은 핵우산 범위 내에서 한국을 안심시키면서 북핵·미사일 위협에 반격할 수 있는 최상의 무기체계"라며 "현재 조건에서 핵확장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이 핵잠수함을 괌에서 한반도 해역으로 전진배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SSBN에 탑재한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은 최대 1만2,000㎞ 날아간다. 괌과 달리 한반도 근처에 있다고 해서 북한이 겁을 내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오히려 미국의 글로벌 전략자산 운용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정례' 전개라는 표현이 모호하다. SSBN을 얼마나 자주 투입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상시' 배치보다 위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상시 배치가 아닌 데다, SLBM의 사거리를 감안하면 핵잠수함이 대한민국에 기항한다고 해서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며 "SLBM을 태평양에서 발사해도 (북핵 공격 대응에) 상관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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