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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수 이루, '음주 운전자 바꾸기' 말 맞춘 혐의로 법정 선다

입력
2023.04.27 04: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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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운전한 걸로" 여성 골퍼 허위진술 방조
면허 취소 근접 수치로 시속 180㎞ 질주도
술 취한 지인에 자기 차량 이동주차도 시켜

가수 태진아의 아들이자 가수 겸 배우 이루. 연합뉴스

가수 태진아의 아들이자 가수 겸 배우 이루. 연합뉴스

가수 겸 배우인 이루(39·본명 조성현)씨가 지난해 음주운전 당시 책임을 피하려고 동승자가 운전한 것으로 말을 맞추며 사건 실체가 왜곡되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부장 장소영)는 이루씨를 범인도피 방조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최근 불구속 기소했다.

한국일보 취재 결과, 이루씨는 지난해 9월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음식점에서 친분이 있던 여성 프로골퍼 A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운전한 혐의로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운전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이루씨도 동승자인 A씨가 운전했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이루씨가 운전석에 타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에 조수석에 탑승했지만 자신이 운전대를 잡았다고 허위 진술한 A씨를 이루씨 범죄를 감춰준 범인도피 혐의로 지난해 11월 검찰로 송치했다.

다만, 이루씨에 대해선 '운전자 바꿔치기'를 종용하거나 부탁·회유한 구체적 단서가 확인되지 않아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이루씨에게는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되지 않았다. 마신 술과 체중, 경과 시간을 계산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방식(위드마크)에서 형사처벌할 수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보완수사 과정에서 이루씨가 "내가 운전한 것으로 진술하겠다"는 A씨의 얘기에 동조하며 A씨가 운전한 것으로 말을 맞춘 정황을 확인하고 이루씨에게 범인도피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이와 별도로 이루씨가 지난해 12월 19일 함께 술을 마시다 취한 지인 B씨에게 자신의 차량을 이동 주차하도록 해 음주운전을 방조한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루씨에게는 직접 벤츠 차량으로 음주운전을 하다 서울 강변북로 구리 방향 동호대교 인근에서 도로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교통사고를 낸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도 더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루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5%로 면허 취소(0.08%)에 가까운 면허 정지(0.03% 이상) 수치가 나왔다. 그런 상태에서 이루씨는 제한 속도 80㎞인 강변북로를 시속 180㎞ 이상 질주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위험천만한 음주운전을 한 셈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가수 태진아씨의 아들로 2005년 가수로 데뷔한 이루씨는 히트곡 '까만안경' '흰눈' 등을 냈고, 2017년 MBC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로 연기를 시작해 KBS '신사와 아가씨'(2021)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 말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며 출연 예정이던 KBS 일일극 '비밀의 여자'에서 하차했다.

손현성 기자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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