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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가 앞장선 새마을운동, 90개국 빈곤퇴치 '절대반지' 됐다

입력
2023.04.29 04: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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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아프리카 90여 개도국에
새마을시범마을·새마을연수 실시
근면·자조·협동 새마을정신 이식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주요국 대통령 경북도 잇단 방문

이철우(왼쪽 네 번째) 경북지사와 투아데라 포스텡 아샹제(오른쪽 네 번째)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8일 경북 안동 경북도청에서 기념식수를 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왼쪽 네 번째) 경북지사와 투아데라 포스텡 아샹제(오른쪽 네 번째)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8일 경북 안동 경북도청에서 기념식수를 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지난해 5월 8일 투아데라 포스텡 아샹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경북 안동의 경북도청을 방문했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투아데라 대통령은 중앙아프리카와 경북도 간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만찬을 함께 했다. 기념식수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아 방한한 투아데라 대통령이 경북도를 일부러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철우 경북지사는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유독 외국 정상과의 만남이 잦다. 그 중심에는 경북도가 공들여온 새마을운동이 있다. 근면·자조·협동 정신으로 1970년부터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우리나라 산업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새마을운동이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경북도는 20년 전부터 개도국들을 대상으로 새마을시범마을 조성 등 ‘새마을 공적개발원조(ODA)’를 추진하고 있다. 경쟁과 자발적 주민 참여, 리더십을 토대로 주민소득을 높이고 자립 역량을 강화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새마을운동이 지방외교의 모범적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2005년 베트남에서 세계화 첫발

필리핀 발린카깅 새마을시범마을 주민들이 마을 안길을 포장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필리핀 발린카깅 새마을시범마을 주민들이 마을 안길을 포장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에게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경북도의 새마을운동 세계화는 2005년 2월 베트남 타이응우엔성과 새마을시범마을 조성 협약을 체결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캄보디아, 라오스,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아시아권 9개국, 에티오피아와 르완다,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7개국 등 총 16개국에 시범마을이 조성됐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에서 에티오피아 총리는 “새마을운동은 희망 없는 아프리카에 희망을 준다”고 피력했다. 같은 해 탄자니아 출신 아샤 로즈 미기로 유엔부사무총장도 "새마을운동은 아프리카에 필요한 개발 모형"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2016년 5월 국빈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서울에서 김관용 당시 경북지사와 만나 새마을운동 세계화 방안을 논의했다. 세네갈과 에티오피아, 모잠비크 대통령도 새마을운동 도입을 위해 경북도 관계자들과 만남을 이어갔다.

르완다의 ‘무심바’ 시범마을에서는 곡괭이 한 자루로 황무지 개간을 시작해 식량난을 해결했다. 경북 봉사단과 현지 주민들이 힘을 모아 불모지를 개간해 농업용수를 개발하고 농수로를 설치해 벼 이모작이 가능해졌다. 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은 벼협동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이전까지 구경도 못했던 쌀 재배로 가구소득이 55배나 늘어났다. 아이들 교육이 가능해졌고, 의료보험료와 연금도 낼 수 있게 됐다. 무심바의 성공에 힘입어 인근 르완다에선 62개 마을로 새마을운동이 확산했다.

캄보디아에선 2020년 캄퐁톰 스텅센시 주관으로 새마을 환경 정비를 시작했다. 입소문을 타고 이듬해 사업이 확대됐다. 캄퐁톰주 주지사는 2021년 3월 주민들에게 근면 자조 협동의 정신을 심어주고, 마을발전에 기여한 데 대한 감사장을 새마을재단에 전달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26일 “경북도가 새마을 시범마을을 조성한 국가수반들은 대부분 한국 방문 시 빼놓지 않고 경북지사를 만나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협의한다”고 말했다.

봉사단원들이 새마을운동 세계화의 선봉

아프리카 르완다의 한 새마을시범마을 조성지역에서 주민들이 '새마을' 깃발 아래 불모지를 개간하고 있다. 새마을재단 제공

아프리카 르완다의 한 새마을시범마을 조성지역에서 주민들이 '새마을' 깃발 아래 불모지를 개간하고 있다. 새마을재단 제공

경북도 새마을운동 세계화의 선봉에는 봉사단원이 있었다. 지도자급인 새마을리더해외봉사단과 글로벌청년새마을지도자, 대학생 및 전문가 봉사단이 대표적이다. 시니어급인 새마을리더해외봉사단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11개국에 481명, 글로벌청년봉사단은 2018년부터 35세 이하 청년지도자 39명이 6개국에 파견됐다. 이들은 현지에서 지역 거버넌스 구축, 소득 증대, 주민교육, 환경개선사업 등을 이끌고 있다.

2020년부터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시 중단한 글로벌청년새마을지도자 파견 사업은 올해부터 영남대와 협력해 봉사와 학습을 결합한 ‘서비스 러닝’ 형태로 재개된다. 선발된 영남대 학생들에게는 생활비와 활동비가 지급되고, 6개월 봉사를 마치면 12학점을 인정받는다. 이들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8개국 새마을시범마을 조성현장에서 활동한다.

새마을운동이 보급된 해당 국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도 새마을운동 세계화의 큰 축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2005년부터 올해 4월까지 91개국 4,345명이 한국에서 연수를 받았고, 10개국 4,984명이 현지에서 연수를 받았다. 연수 참가자 중에는 동티모르 농수산부 국장,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특별비서실장, 스리랑카 행정안전부 차관, 캄보디아 새마을회 회장, 인도네시아 국립학술원 연수원 등 각국 정부 고위 간부나 전문가, 오피니언 리더가 포함돼 있다.

경북도는 새마을 세계화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2012년 말 ‘새마을세계화재단’을 설립했고, 지난해 6월 새마을재단으로 명칭을 바꿔 지방외교의 모범사례로 자리를 잡았다. 새마을재단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한국국제협력재단(KOICA)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세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경북도의 새마을 ODA는 리더와 봉사자를 직접 파견, 현지 마을의 지속 가능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안동=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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