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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 무슨 일?...'무더기 하한가'에 주가조작 '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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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대량 매도 사태의 여파가 이틀째 지속됐다. 8개 중 6개 종목이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으면서, '빚투(빚내서 투자)'를 불사했던 투자심리가 급격히 꺼지고 있다.
25일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1.93% 하락한 838.71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량 매도에 장중 3% 이상 급락했으나, "최근 변동성이 심해 관리의 필요성이 있다"는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에 환율이 안정되면서 약세폭을 줄였다는 분석(미래에셋증권)이다. 코스피 역시 장중 2% 이상 낙폭을 확대하며 2,500선이 무너졌다. 마감가는 1.37% 내린 2,489.02다.
"SG의 '매도 폭탄'이 과열됐던 증시를 급속도로 냉각시켰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전날 SG 매도에 하한가를 쳤던 종목 중 다우데이타, 대성홀딩스, 삼천리, 서울가스, 선광, 세방은 개장과 동시에 가격제한폭(마이너스 30%)으로 직행했다. 시가총액을 모두 합해도 5조 원 안팎인 종목들이 하한가로 장을 열면서 전체 증시를 위축시켰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 셈이다. 하림지주(-13.1%)와 다올투자증권(-9.9%)은 하한가는 피했지만 이날도 SG증권의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펀더멘털 대비 지나치게 고평가받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던 2차전지주들도 폭락장을 비켜가지 못했다. 포스코홀딩스 -4.8%, 에코프로비엠 -6.5%, 엘앤에프 -5.4% 등 최근 2차전지 열풍의 주역들이 동반 급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더기 하한가 종목들이 이날도 하한가가 안 풀리면서 레버리지성 수급(빚투)의 과도한 유입 및 빚 청산에 대한 경각심 확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폭락장으로 반대매매를 우려한 물량까지 추가로 쏟아져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다.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으로 투자하는 신용거래는 주가 하락 등으로 계좌의 담보비율(통상 빌린 돈의 140%)을 맞추지 못하면 강제청산(반대매매) 당할 위험이 있다. 2차전지주 과열은 최근 '빚투(신용거래 잔고) 20조 원 돌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KB·NH·키움 등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자 보호 및 미결제 위험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무더기 하한가 종목들의 위탁증거금률을 30~40%에서 100%로 상향하는 등 추가 빚투를 차단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위탁증거금은 증권회사가 고객에게 매매주문을 받았을 때 결제 전에 담보로 납부하게 하는 돈이다.
당국도 진상조사에 나섰다. "주가조작 세력들끼리 장기간 매매를 주고받으면서 매수세를 유인(통정매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반적인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조사 초기 단계인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주가조작이 발생했고 장기간 이뤄졌다면 혐의 입증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주가조작 형태는 불특정 다수의 계좌를 치밀하게 이용하는 방식"이라며 "내부자의 진술을 얻거나 거래 계좌들 간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게 조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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