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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의 리턴 매치

입력
2023.04.24 16:35
수정
2023.04.24 16:4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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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내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가 성사될 거란 관측이 많아졌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처음 기소되고, 2020년 대선 때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음모론을 보도했던 폭스뉴스가 투표기기 업체에 거액을 물어줄 처지가 됐는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세는 여전하다. 2020년 미 대선 여파는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최근 잇따라 논문까지 나오는 걸 보니 과학자들에게도 어지간한 주제보다 나은 연구 대상인 듯하다.

□ 스탠퍼드대 연구진에 따르면 2016년보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신뢰할 수 없는 웹사이트를 방문한 미국인이 더 적었다. 2016년 선거 기간엔 미국인의 44.3%가 허위나 오해 소지가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방문했는데, 2020년 선거 땐 절반 수준인 26.2%가 됐다. 줄었어도 6,800만 명이 못 믿을 사이트를 15억 번 클릭한 거라니 무시할 숫자는 아니다. 더구나 그런 사이트에 들어간 이들이 나이가 더 많고 정치적으로 ‘우향우’ 경향이란 분석은 의미심장하다.

□ 네브래스카-링컨대와 위스콘신-그린베이대, 노스이스턴대 공동 연구진 조사 결과 2020년 대선 직전 미국인 다수가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에 대해 많이 알거나 참여도가 높을수록 불안감이 높았고, 특히 선거 이후에도 불안해했다. 연구진은 음모론이 판친 2020년 대선은 비정상이었다고 원인을 짚으면서, 양극화한 정치가 대중에게 미치는 정신적 피해를 측정할 수 있다는 솔깃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연구진은 선거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실제로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미국 전역의 성인 140명을 대상으로 2018년 중간선거 전후 한 달 동안 매일 조사를 한 결과다. 가령 24시간 안에 지인과 선거에 대해 논쟁할 걸로 예상되면 기분이 안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높아지며 건강도 따라서 나빠졌다는 것이다. 비호감 대선 여파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미국인들의 정치 스트레스가 마냥 남일 같아 보이지 않는다.

임소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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