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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내달 한일 의원 친선축구.... 민주당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입력
2023.04.23 16:08
수정
2023.04.23 16:3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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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일본서 한일 의원 축구경기 개최
與와 달리 참석 명단 내지 못한 민주당
'대일 저자세 외교' 비판·당내 위기 의식

지난해 11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 20주년 기념 한일 국회의원 축구대회'에서 양국 의원들이 선전을 다짐하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 20주년 기념 한일 국회의원 축구대회'에서 양국 의원들이 선전을 다짐하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 국회의원 축구대회' 참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양국 의원들의 교류를 다지는 친선 행사이지만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을 '저자세 외교'로 규정하며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당이 뒤숭숭한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회의원축구연맹은 5월 13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일본 국회의원들과 친선 축구대회를 개최한다. 한국 의원들은 다음 달 12일 출국해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경기는 지난해 11월 4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됐던 친선 경기에 대한 답방 차원이다. 지난해 경기가 2002년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기념해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것처럼, 올해 일본에서 열리는 경기도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결승전이 열렸던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정진석·김학용·배현진 의원 등 17명의 출전 의원 명단을 제출했지만, 민주당은 아직 명단을 확정하지 못했다. 친선경기 참가가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배상' 방식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방안과 이후 한일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굴욕 외교", "저자세 외교"라며 비판해 온 행보와 배치돼 보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친선경기에 출전했던 한 민주당 의원은 "이달 초 민주당 의원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의원 중 아무도 만나주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축구를 한다는 게 좀 그렇지 않나"라고 말했다.

최근 돈 봉투 의혹에 다수 의원이 연루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일본에서 축구 경기를 하는 모습이 지지층에 한가하게 비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당이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지금은 (일본에) 안 가는 게 맞다"라고 했다. 특히 강성 지지층들은 여야 의원들이 축구를 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지난해 친선 경기에 출전했던 의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 사진을 올렸다가 지우는 해프닝도 발생한 바 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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