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돈 봉투 의혹' 송영길 회견에 "꼬리 자르기 탈당, 모르쇠 사과"

"국민 바보로 아나… 가장 혜택 받은 게 송영길 자신"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프랑스 파리의 한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파리=뉴스1

국민의힘은 23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꼬리 자르기 탈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단한 발표라도 할 것처럼 떠들썩한 기자회견을 자처했던 송 전 대표였지만, 그저 상황을 모면해 보려는 핑계와 꼼수만이 가득한 한 편의 '국민 분노 유발극'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수석대변인은 "'혹시나' 진심 어린 사과와 명확한 사실관계를 들을 수 있을까 했던 기대는 '역시나'로 끝나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책임'을 운운했지만 결국 국민이 아닌 민주당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할 일 다했다는 듯한 꼬리 자르기 탈당뿐이었다"며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면서도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괴롭힘'으로 표현하는 모습에서는 겉으로 사과하는 척하며 속으로는 반성 않는 민주당 특유의 이중성도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특히 "돈 봉투 사건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반복하는 등 변명으로 일관하는 답변은 이재명 대표의 과거 모습과 데칼코마니"라고 꼬집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송 전 대표는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송 전 대표가 빠른 귀국 의사를 밝힌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쩐당대회' 돈 봉투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사람은 바로 당선자인 송 전 대표 자신"이라며 의혹에 선을 그은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며 "송 전 대표가 탈당한다고 해서 받았던 돈이 '증발'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는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대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탈당의 뜻과 함께 24일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전대 당시 자신의 캠프 관계자들 사이에서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선 "몰랐다"며 선을 그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