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위해…한전 "모든 임직원 임금 인상분 반납 검토"

'전기요금 인상' 위해 다시 엎드린 한전 "임직원 임금 인상분 반납도 검토"

입력
2023.04.21 19:00
수정
2023.04.21 19: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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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설립 41년 만에 처음 전기요금 인상 관련 사장 입장문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재정 건전화 계획 추진"
요금 인상 절실하지만 소폭 인상 유력 검토

17일 오후 서울 시내 주택밀집 지역에 설치된 전선 모습. 뉴스1

17일 오후 서울 시내 주택밀집 지역에 설치된 전선 모습. 뉴스1


2분기(4~6월) 전기요금 인상 시기와 폭을 두고 정부와 여당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전력공사가 인건비 감축을 포함한 자구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측이 "요금을 올려달라고 하기 전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을 보여달라"며 압박하자 곧바로 움직인 것.


20조 이상 재정 건전화 추진…요금 인상 이끌어낼 자구책 발표 예고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잠정 보류된 지난달 31일 서울 시내 가스 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잠정 보류된 지난달 31일 서울 시내 가스 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한전은 21일 정승일 대표이사 이름으로 낸 입장문에서 "한전 및 발전 6개 사를 포함한 전력그룹사(10개)는 전기요금 조정에 앞서 국민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20조 원 이상의 재정 건전화 계획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인건비 감축과 조직 인력 혁신, 에너지 취약 계층 지원 및 국민 편익 제고 방안을 담은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이 1982년 설립 이후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사장 명의로 입장문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요금 인상이 아니고선 쌓여가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국민 호소에 가까운 입장문을 낸 것이다.

한전은 최근 일부 직원 가족이 태양광 사업을 한다는 보도와 한국에너지공대 업무 진단 결과 등을 두고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감사원 및 산업통상자원부 감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 결과에 따라 빠른 시간 안에 제도와 절차 개선 등 예방 대책을 포함한 자정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임직원들의 올해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정치권 잇따른 '방만 경영' 질타…요금인상 지연 와중 적자는 계속 쌓여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산업계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산업계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전이 갑자기 입장문을 낸 이유는 전날 국회에서 나온 질책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여당은 '전기·가스 요금 관련 산업계 민·당·정 간담회'를 열고 네 번째로 만났지만 요금 인상 시기와 폭은 결정하지 못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한전·가스공사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을 해달라고 수차례 촉구했지만 아직 응답이 없어서 개탄스럽다"고 했다. 한전의 적자를 생각하면 요금을 올려야 하지만 자칫 요금 인상이 정부·여당을 향한 부정적 여론으로 바뀔지 몰라 망설이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을 결정할 명분이 필요했던 것.

당초 2분기 전기요금 인상 결정이 지난달 말에서 한 달가량 늦춰지면서 손실은 매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전 영업손실은 역대 최대인 32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부터 전기요금을 역대 분기별 최고 인상폭인 킬로와트시(kWh)당 13.1원 올렸지만 원가와 판매 가격 역전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1, 2월 한전의 전기 구입 단가와 판매 단가는 1kWh당 각각 165.59원, 149.73원으로, 두 달 동안 약 1조4,000억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한전은 이대로 요금조정이 늦어지면 전력 공급 안정에 차질이 생길 뿐 아니라 한전채 발행 증가로 인한 금융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어쩔 수 없이 전기요금을 제때 올려야 한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이 깊이 이해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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