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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K-푸드 시대’… 대표주자는 남도 미식”

입력
2023.04.20 22:00
수정
2023.04.21 05:5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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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만족도 10년 새 두 배로 껑충
남도 미식 독자 브랜드화 가능성 커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이 20일 전남 무안군 목포대 남악캠퍼스 컨벤션홀에서 'K-푸드의 원류 남도 미식,세계를 홀리다' 주제로 열린 한국일보 '미지답포럼'에서 '글로벌 한류열풍, K-푸드로 잇는다'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무안=왕태석 선임기자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이 20일 전남 무안군 목포대 남악캠퍼스 컨벤션홀에서 'K-푸드의 원류 남도 미식,세계를 홀리다' 주제로 열린 한국일보 '미지답포럼'에서 '글로벌 한류열풍, K-푸드로 잇는다'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무안=왕태석 선임기자

세계적 보이밴드 방탄소년단(BTS)이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떡볶이를 먹는 영상을 공개하자 떡볶이 밀키트가 불티나게 팔렸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본 시청자들은 달고나 맛을 궁금해하며 군침을 삼켰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영화상을 받은 뒤엔 짜장라면 조리법이 온라인에서 활발히 공유됐다. K-팝과 K-드라마, K-무비에 이어서 세계는 이미 ‘한국의 맛’ K-푸드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K-푸드의 원류 남도 미식, 세계를 홀리다’를 주제로 20일 전남 목포대에서 개최한 ‘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미지답)’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K-푸드가 미래 한국을 이끌 새로운 대표주자가 될 것”이라며 “K-푸드를 브랜드화ㆍ산업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가 한식에 친근해진 지금이 바로 K-푸드를 성장시킬 적기라는 것이다.

세계가 한식에 열광 "남도 미식 브랜드화·산업화해야"

실제로 해외에서 한식 인지도는 2012년 44.7%에서 지난해 57.6%로, 한식 만족도는 10년 사이 47.5%에서 94.2%로 두 배 뛰어올랐다. 한식의 저변도 확대됐다. 2009년 해외 진출 한식기업은 28개, 매장은 116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63개 기업, 783개 매장으로 크게 늘었다. ‘미슐랭 스타 한식당’도 27곳이나 된다. 기조강연을 담당한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외국인들은 한국 방문 이유로 음식을 첫손에 꼽는다”며 “한식은 세계 미식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부도 발 빠르게 정책적 지원에 나섰다. 특히 K-푸드의 자원인 지역별 식문화와 식재료에 주목하고 있다. 광주 김치타운과 서울 한식문화공원 같은 K-푸드 전문기관과 각 지역 식품 명인 등을 잇는 ‘K-미식벨트’, 글로벌 미식행사 유치, 해외 우수 한식당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권 실장은 “식품 원재료가 국산이어야 지역 발전까지 도모할 수 있다”며 “식품 산업 성장이 농업 분야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규민 경희대 호스피탈리티경영학과 교수가 20일 전남 무안군 목포대 남악캠퍼스 컨벤션홀에서 'K-푸드의 원류 남도 미식, 세계를 홀리다'를 주제로 열린 한국일보 '미지답포럼'에 참석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무안=왕태석 선임기자

이규민 경희대 호스피탈리티경영학과 교수가 20일 전남 무안군 목포대 남악캠퍼스 컨벤션홀에서 'K-푸드의 원류 남도 미식, 세계를 홀리다'를 주제로 열린 한국일보 '미지답포럼'에 참석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무안=왕태석 선임기자

그런 의미에서 ‘남도 미식’은 독자적 브랜드로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미식=남도 음식’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식품 명인이 가장 많은 곳, 한국음식점 구성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전남이다. 2008년에는 ‘남도 맛 산업 조례’가 제정됐다. 남도음식문화큰잔치도 28년 동안 꾸준히 열렸고, 2025년 국제남도미식산업박람회 개최도 준비 중이다. 특별강연을 맡은 이규민 경희대 호스피탈리티경영학과 교수는 “미식은 전통성, 역사성, 문화성, 예술성이 반영된 음식 이상의 것”이라 설명하며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남도 미식은 K-푸드의 원류로서 국가경쟁력을 견인하는 미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유함+새로움으로 걸림돌 넘어야… "형식보다 정성을"

남도 미식이 세계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없는 건 아니다. ‘맛의 달인’들은 남도 미식만의 고유한 장점에 새로움을 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전효진 전주대 외식산업학과 교수는 “최근 영국에서 한국식 핫도그가 열풍인데 젓갈을 넣은 핫도그도 있더라”며 “남도 미식을 어떻게 가치 있게 상품화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일 요리연구가 겸 맛 칼럼니스트도 “갈치속젓에 미나리 버무려 샐러드를 만들었더니 외국인들이 상당히 좋아했다”며 “요리사들이 음식 문화를 전달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외국인에게 소개하고 싶은 남도 미식으로는 ‘반찬’을 꼽았다. 박 연구가는 “반찬문화를 공유하는 아시아인들은 공짜에다 무한 리필되는 반찬에 열광한다”며 “남도만의 어마어마한 자산”이라고 평했다.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은 “가짓수를 채우려 국적 불명 반찬이나 함량 미달 반찬 등 손이 안 가는 음식이 나올 때도 많다”며 “정성 없이 형식만 갖추려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K-푸드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미식 특화 도시’를 제안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심원섭 목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영국 최대 음식 축제인) ‘테이스트 오브 런던’을 본뜬 ‘테이스트 오브 목포’ 행사 추진, 미식체험여행 거점 조성, 미식여행 관광상품 개발 등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무안=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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