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생리통ㆍ골반통, 난임 일으키는 ‘자궁내막증’ 때문?

입력
2023.04.2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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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하는 건강 Tip]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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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부에 있어야 할 내막 조직이 자궁 밖으로 벗어나는 질환을 뜻한다.

가임기 여성의 15% 정도가 겪을 정도로 매우 흔하다. 자궁내막증이 지속되면 염증을 유발하고, 골반 장기 유착이 생겨 생리통과 골반통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난소 기능 저하를 유발해 난임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생리 시 질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돼야 하는 자궁내막 세포가 그러지 못하고 나팔관 쪽으로 역류, 골반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가설이 대표적으로 알려진 매커니즘이다.

이 밖에 자궁내막 세포가 혈액ㆍ림프를 따라 전파되거나, 골반 복막 세포가 변환되며 자궁내막증이 발생하는 메커니즘도 있지만 생리혈 역류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증상은.

“자궁내막증은 생리를 할 때 통증과 만성 골반통, 성교통, 배변통 등 다양한 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러운 생리통 △배란 시 좌우 하복부 통증 △대ㆍ소변을 볼 때 복부 통증 △성관계 시 통증 △생리 기간 외 지속적인 골반통이나 허리통증 △난임 중에 해당 사항이 많고, 진통제로도 통증이 낫지 않는다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

-난임과도 관련이 있나.

“아주 관련이 깊다. 자궁내막증 환자의 30~50%가 난임을 겪는다. 자궁내막증이 난임을 일으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자궁내막 세포들이 난소 표면에 쌓여 ‘자궁내막종’이라는 혹을 만들고, 이는 주변 난소 조직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난소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두 번째, 난소ㆍ나팔관이 주변과 붙는 ‘골반 유착’으로 정자와 난자가 만나 배란이 되면 자궁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나팔관 유착으로 이동 통로가 막히거나 기능이 떨어져 난임을 일으킬 수 있다.”

-치료법은.

“먼저 약물 치료로는 황체 호르몬제와 경구 피임약 등을 들 수 있다. 증상 완화는 물론 수술 후 재발 방지에도 효과가 있지만 완치하기는 어렵다.

궁극적으로는 로봇이나 복강경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에 따라 난소 기능이 감소하므로 난소 기능을 최대한 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수술 전부터 난소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수술 후에는 임신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어 난자 동결 보존을 권한다. 치료는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지고, 난임 위험성도 높아지므로 빨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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