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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의원님, 이래서야 김정은이 '화들짝' 놀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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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회의원의 행보가 놀랍다. 탈북민 최초로 지역구 당선에 이어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당 최고위원에 올랐다. 당초 예상과 달리 '친윤석열계'의 조직적 지원 없이도 지도부 진입에 성공했다. 전통 보수층의 '레드 콤플렉스'를 자극하면서 표심을 사로잡았다. "제주 4·3사건은 김씨(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다." 특히 이 발언이 당선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일까. 태 의원의 입은 자꾸만 거칠어진다. "(4·3사건 관련 발언을)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며 뻔뻔하게 대응하더니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JMS'라고 막장 발언을 퍼부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종교단체 JMS에 빗대 쓰레기(Junk), 돈(Money), 성(Sex)의 앞글자를 따 저열하게 비난했다. 급기야 "김구 선생은 김일성 통일전선 전략에 이용당했다"는 인터뷰로 논란을 키웠다. 내년 총선 공천을 위한 의도성이 다분해 보인다.
평소 '반공'을 신봉해온 태 의원은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때마다 '김정은'을 찾았다. 3년 전 총선을 앞두고 "(총선일이자)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선거로 국회의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번 최고위원 출마선언에서는 "북한 출신도 당당히 지도부에 입성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정치의 다양성과 포용력에 북한 김정은이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마 내년 총선을 앞두고도 "최초의 재선 탈북민 국회의원을 만들어 달라"고 외치며 김정은을 다시 소환할 것이다.
하지만 태 의원의 북한 마케팅은 어느새 '나쁜 정치'로 변질됐다. 그가 부르짖던 자유와 민주의 가치는 흐릿해지고 당선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생각보다 빨리 한국의 잘못된 정치를 익혔다"(이용호 의원), "자중했으면 좋겠다"(이철규 의원)며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태 의원은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 "대한민국은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와 번영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자격이 있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탈북민인 그가 국회에 입성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과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5·18 망언'으로 호된 대가를 치렀다. 거친 '말'이 불러온 민심의 역풍이다. 태 의원도 마찬가지다. 상식과 정도에 어긋난 선전구호성 발언에 마냥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믿는 건 착각이다. 여기는 북한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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