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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없는 K무비, 질주 멈춘 K팝... 콘텐츠 시장 급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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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하던 K콘텐츠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 영화는 2004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관객 점유율 최저치(19.8%·2월 기준)를 기록했다. 제작사뿐 아니라 극장 그리고 영화진흥위원회 등 민관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소비 시장 급변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한국 영화는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적자로 전환한 CJ ENM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K콘텐츠 기업들은 일부 사업 분야의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관객이 영화를 외면하고 기업의 투자 돈줄까지 마르면서 영화 산업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영화제작사와 영화 인력은 드라마 제작에서 활로를 찾으려고 하나 고수익을 얻기 힘든 실정이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제작 수수료를 낮추고 수익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
고속 질주하던 K팝엔 비상등이 켜졌다. K팝 한류의 물꼬를 튼 SM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에 인수돼 도약과 추락의 갈림길에 섰고, 멤버들의 입대로 그룹 활동이 멈춘 방탄소년단(BTS)의 공백도 심상치 않다. 불과 2, 3년 전 평균 70%의 성장세를 보인 K팝 음반의 수출액은 지난해 4%대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자랑스러운 성취에 만족하기보다는 오히려 위기감을 가져야 할 때"라고 최근 경고한 이유다.
K콘텐츠를 향한 해외 시장 분위기까지 냉랭하다. 미국 일각에선 K콘텐츠에 열광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이른바 코리아부(Koreaboo·Korea와 2000년대 일본 문화에 집착하는 서양인을 조롱하는 '위아부'의 합성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선 '반(反)한류' 바람도 부는 분위기다.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그리고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성공으로 세계에서 집중 조명을 받았으나, K콘텐츠의 문화다양성 훼손과 제왕적 1인 권력의 그림자 등이 속속 드러나면서 그 여파가 심각하다. 그야말로 안팎으로 위기다.
K콘텐츠 산업은 제작비는 껑충 뛰었는데 정작 국내외 소비 수요와 광고 시장 등이 확대되지 않은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가성비가 강점인 K콘텐츠 산업이 변곡점에 선 것. 국내 양대 OTT인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해 1,000억 원대의 적자를 내며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산업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기존 칸막이식이 아닌 영화와 OTT 등을 아우르는 통합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OTT 중심의 플랫폼 변화로 이제 영화와 OTT는 물론 드라마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식으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며 "한쪽의 위기가 그 유통망을 따라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젠 각 분야가 아닌 통합적으로 발전방향과 지원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률 둔화 현상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K콘텐츠 제작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아랍권 등 제3세계에서 K콘텐츠 시장 비중이 점점 커지는 추세"라며 "상대방의 관점에서 문화수용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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