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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30분 이상 자면 '심방세동' 위험 높아진다

입력
2023.04.17 17:35
수정
2023.04.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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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매일 30분 이상 낮잠을 자면 부정맥(不整脈ㆍarrhythmia) 일종인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 윗부분인 심방(心房)이 갑자기 아주 빠른 속도로 수축하고, 가늘게 떠는(細動) 상태가 되면서 심장박동이 분당 100회 이상으로 빨라지는 질환이다.

좌심방에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혈액이 고여 혈전이 만들어질 수 있고, 이 혈전이 혈관을 따라 다니다가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페인 우엘바에 있는 후안 라몬 히메넨스 대학병원 심장 전문의 헤수스 디아스-후티에레스 교수 연구팀이 스페인 대학 졸업생의 예비 코호트인 SUN(University of Navarra Follow-up) 프로젝트의 데이터에서 심방세동이 없는 2만3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38세였으며 61%가 여성이었다. 평균 13.8년의 추적 기간 동안 131명의 참가자가 심방세동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잠을 자지 않는 사람 △낮잠을 매일 30분 미만 자는 사람 △낮잠을 매일 30분 이상 자는 사람 등 3그룹으로 나누고 평균 14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낮잠이 긴 사람은 짧은 사람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2배 가까이 높았다.

낮잠을 매일 30분 이상 자는 그룹은 30분 미만 자는 그룹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90% 높았고 낮잠 자는 시간이 매일 15분 이하인 사람은 30분 이상인 사람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42%, 15~30분인 사람은 56% 낮았다.

또 낮잠을 전혀 자지 않는 사람은 낮잠을 짧게 자는 사람보다 심방세동 발생률이 높지 않았다.

연구 저자인 심장 전문의 헤수스 디아스 후티에레스 교수는 “낮잠의 적정 시간이 15~30분임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며 “짧은 낮잠이 낮잠을 전혀 자지 않는 것보다 바람직스러운 것인지는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가 긴 낮잠과 심방세동 사이에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뿐 ‘인과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긴 낮잠이 심방세동과 연관이 있는 이유는 낮잠 시간이 길수록 우리 몸의 24시간 생체시계(internal clock)가 혼란을 일으켜 야간 수면 시간이 짧아지고 신체활동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낮잠의 순기능도 있지만 여러 부작용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수면 관성 현상’으로 인한 무기력함 또는 깊은 수면으로부터 깨어날 때 동반할 수 있는 혼미함은 오후 시간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낮잠으로 밤에 불면증을 겪을 수도 있어 낮잠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가장 좋은 시간을 선택해 규칙적인 낮잠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ㆍESC) 과학 회의인 ESC 예방 심장학 2023(ESC Preventive Cardiology 2023)에서 발표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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