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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생명 윤리가 충돌하는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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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 동물권 운동가들이 UCLA의 한 신경과학자 승용차에 불을 질렀다. 약물중독 연구 중 실험동물(붉은털원숭이)들을 희생시켰다는 게 이유였다. 4월, 400여 명의 UCLA 과학자들은 “리서치 예스, 테러 노”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교내 행진을 벌였다. “동물실험 연구가 내 어머니를 구했다”는 플래카드를 든 이도 있었다.
동물실험은 히포크라테스 때부터, 생명의 비밀과 해부학적 지식을 얻고자 이어져왔다. 신약 개발 등을 위한 독성 실험도 19세기부터 본격화했다. 파스퇴르연구소는 닭으로 콜레라균을 연구했고, 양으로 탄저 백신의 길을 열었다. 동물실험 반대운동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유럽서 시작됐다.
동물실험 반대운동은 동물 복지와 실험 윤리에 대한 관심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1960년대 영국 생물학자 러셀(Russel)과 버치(Burch)는 동물실험의 3R 원칙(3R principle), 즉 대체(Replacement), 감소(Reduction), 개선(Refinement)을 마련했다.
동물권 단체 PETA 등에 따르면 근년에도 매년 1억 마리가 넘는 쥐와 기니피그, 토끼, 원숭이 등이 기초생물학 및 질병-신약 실험동물로, 교육 실습용으로, 식품첨가물과 화장품 등 부작용 실험으로 희생된다. PETA 등은 3R 원칙이 여전히 준수되지 않고 있으며, 실험동물의 생체시스템이 인간과 사뭇 달라 동물실험과 인체 임상 결과가 동일한 경우가 드물다는 점을 부각한다. 근년 들어 생체 기관에 칩을 심거나 3D조직을 배양하거나,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AI알고리즘을 이용한 동물실험 대체 기법들이 등장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4월 24일은 영국 생체해부반대협회(NAVS)가 1979년 지정하고 유엔이 비공식 기념일로 인정한 ‘실험동물의 날’이자, 생명윤리의 불안한 가치관을 새삼 되돌아보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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