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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탓… 아쉬운 ‘배꽃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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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성환읍 왕지봉 일대는 국내 최대의 배 주산지로 4월이면 새하얀 배꽃이 은빛 바다를 이룬다. 올해는 때 이른 이상기후로 벚꽃이 너무 일찍 사라져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서둘러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왕지봉의 높은 언덕에서 내려다본 배밭은 새하얀 꽃들이 다 떨어져 버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저 멀리 산 아랫마을에 하얀색 물결이 언뜻언뜻 보여 그곳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다행히 넓지 않은 배밭에는 꽃들이 조금 남아 있었다. 아마도 윗마을보다 햇빛을 덜 받아 꽃들이 조금 늦게 피어난 모양이다. 해가 서서히 저물며 배나무 아래로 어둠이 스멀스멀 몰려들자 위쪽에 피어난 배꽃들이 더 새하얗게 보였다. “배꽃은 어두운 밤에 더욱 빛난다”는 옛 시조를 떠올리는 순간, 어디선가 거센 바람소리와 함께 연기가 솟아올랐다. 자세히 보니 배 농장 주인이 농약을 뿌리며 다가오는 것이었다.
농장 주인은 “배꽃은 지난주가 절정이었는데 늦게 오셨네요. 올봄엔 이상기온과 냉해, 그리고 돌풍이 한꺼번에 몰려와 배꽃들이 까맣게 괴사했습니다. 벌써부터 가을 수확이 큰 걱정입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농민들은 이상기온 속에 수확을 걱정하며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부디 이런 역경을 이겨내고 풍성한 수확을 이루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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