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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크라 무기 제공 압박에 '소피의 선택'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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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 압박을 서방 진영에서 받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해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소피의 선택’에 직면했다”고 13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를 그린 소설과 영화 ‘소피의 선택’에서 두 자녀 중 한 명만 살릴 수 있는 난감한 처지에 놓인 주인공의 상황에 한국을 빗댄 것이다.
WP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포탄 등 살상무기를 지원하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은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고심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 기밀문건이 최근 유출되면서 (또다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압박이 재개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1979년 미국 작가 윌리엄 스타이런이 발표한 소설 ‘소피의 선택’은 1982년 동명의 영화로도 개봉됐다. 주인공인 폴란드 여성 소피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던 중, 독일군 장교로부터 “아들과 딸 중 한 명만 살려주겠다. 가스실로 보낼 아이를 선택하라”는 비인간적 제안을 받는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지는데, 한국의 현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는 게 신문의 진단이다.
WP의 이러한 비유는 지난달 초 권기창 전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의 언론 기고문 표현을 인용한 것이다. 권 전 대사는 기고문에서 “윤석열 정부의 ‘가치 외교’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로 국제적 시험대에 섰고, 소피의 선택은 양자택일의 선택”이라며 “한국이 서방의 민주주의 동맹을 따라 무기를 지원하면 러시아와의 관계가 파탄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서방의 무기 지원 요청을 거절해도 서방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등 후폭풍이 클 것”이라며 “방어용 무기를 미국 등을 통해 간접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한국이 처한 ‘딜레마’에 대해선 외국 정상도 언급하고 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전날 보도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무기 및 탄약의 (우크라이나) 인도와 관련해 한국과 대화했다.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반응을 두려워한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개입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안전보장 약속을 해 줘야 한다고도 했다.
WP는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러시아와의 무역에 미치는 악영향 △러시아가 북한의 핵ㆍ미사일 프로그램 지원으로 보복할 가능성 등을 경계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이호령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WP에 “러시아의 전쟁은 한반도와 무관해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신문은 최근 유출된 미국 기밀문건에 한국산 포탄 15만여 발을 41일 이내에 우크라이나로 공수한다는 일정이 포함돼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해당 문건은 2월 27일에 작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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