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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 이어 LG 3대 주주로 나선 영국 행동주의펀드, 제2의 엘리엇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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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근거지를 둔 행동주의펀드가 LG 3대 주주에 오르며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현재 지분 상속을 두고 소송 중이라 지배구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 펀드는 KT의 3대 주주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사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 LLP는 최근 LG 주식 4만7,000주를 추가로 사들여 지분 5.02%(789만6,588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12일 공시했다. 지난해까지 LG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구광모 회장(15.95%·최대주주)과 국민연금(6.83%)뿐이어서 실체스터는 이번 공시로 '넘버 3' 주주가 됐다.
실체스터는 LG의 주식을 가진 목적으로 '경영참여'가 아니라며 "투자 매니저로서 고객으로부터 위임받은 임무를 이행하는 취지에서 의결권 행사 및 발행회사의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려고 한다"며 일반 투자임을 밝히고 있다. 실체스터는 글로벌 주식 투자를 전문으로 하며 단타 매매보다는 장기 매매를 위주로 하는 가치주 투자를 원칙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펀드 측은 "주주 권리는 배당의 증액을 요청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발행회사 또는 기타 주주들이 제안하는 일체의 안건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고 알렸다. 앞으로 주주로서 권리 행사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 지난해 6월 투자하고 있는 복수의 일본 지방은행에 배당금을 늘리라는 내용의 주주 제안을 해 일본에선 대표적 행동주의펀드로까지 불린다.
실체스터는 2011년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KT 지분을 5% 이상 보유했다고 공시하며 국내 투자 업계에도 그 존재가 알려졌다. 2020년에는 지분율을 5.2%까지 올리며 일반투자로 주식 보유 목적을 바꾼 상태다. 하지만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KT가 최근 실체스터를 포함한 주요 주주에게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외부 전문가 추천을 요구한 것처럼 사실상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실체스터가 2018년 고배당을 요구하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반대했던 엘리엇어소시에이츠처럼 LG가 상속 분쟁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할지 시장에선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체스터가 3대 주주가 됐다고 공시한 12일 LG 주가가 급등한 것도 이러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다.
고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 김영식씨와 두 딸(구연경, 구연서)이 낸 상속 회복 청구 소송이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법원에서 김씨 의견을 받아들인다면 민법상 상속 비율에 따라 구 전 회장이 남긴 지분은 김씨에게 3.75%가 돌아가고, 구광모 회장과 두 여동생에게 각각 2.51%가 배분된다. 그러면 구 회장의 지분은 9.7%로 줄고 김씨와 두 딸의 지분은 14.09%가 된다. 이 과정에서 실체스터가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구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다만 재계에선 이런 상황이 발생해도 LG가 경영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G가는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소유지분이 40%가 넘기에 몇몇 외부 소수 지분에 의해 흔들릴 수 없다"며 "설령 김씨 등의 지분을 빼도 구 회장은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준이어서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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