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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견 대신 로봇개가 지킵니다"...경찰의 계획은 왜 의심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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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경찰이 로봇개 '디지독'(DigiDog)을 범죄 현장과 우범 지역에 투입한다. 디지독은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미국 로봇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2019년 개발한 '개를 닮은 원격 제어 로봇'이다. 다리 네 개를 이용해 이동하며 기동성이 뛰어나다.
그러나 미국에선 로봇을 경찰견으로 활용하는 것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로봇개가 사람을 살상하거나 몰래 감시하는 등의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19년 매사추세츠 경찰이 로봇개 도입을 처음 추진한 이후 각 지역에서 반발에 부딪혔다. 뉴욕시도 2년 전 도입 계획을 백지화했다가 이번에 재추진한다. 로스앤젤레스(LA) 경찰도 도입을 원하지만 시의회가 가로막았다.
11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경찰 출신인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도시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쓰지 않는다면 범죄자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없다"며 "범죄자와 싸우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로봇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시는 75만 달러(9억9,450만 원)를 들여 디지독 2대를 구입해 우범 지역인 지하철역 등에 배치할 예정이다.
디지독 기본 모델의 최고 속도는 시속 4.8km로, 인간의 빠른 걸음걸이와 유사하다. 14kg의 짐을 운반할 수 있고, 등에 설치된 카메라와 조명으로 정찰·감시도 한다. 특수장비를 갖추면 폭탄 제거, 인명 구조 등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 경찰은 부인하지만, 전쟁에 투입되는 저격용 '킬러 로봇'처럼 살상 무기를 탑재할 수도 있다.
뉴욕시는 2021년 2월 인질 강도 사건 당시 인질범 신상 확인을 위해 디지독을 투입했다. 치안 강화를 명분으로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 투입한 적도 있다. 시민들은 치안보단 인권을 걱정했다. 경찰이 표적 삼는 유색 인종들의 반발이 특히 거셌다.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투입한 것도 문제였다. 로봇개 도입 계획은 전면 백지화됐다.
미국 LA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진행 중이다. LA 경찰도 로봇견 도입을 추진 중인데, 사생활 침해 논란을 피하기 위해 로봇견에 안면 인식 기능을 장착하지 않고 일반 순찰에 활용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시 의회는 지난달 로봇개 도입에 제동을 걸었다.
하와이 호놀룰루시는 팬데믹 기간인 2021년 로봇견을 도입해 코로나 발열 검사에 활용했는데, "홈리스 등 취약계층을 차별적으로 검사한다"는 논란이 뜨거웠다.
뉴욕 경찰은 "디지독을 폭탄 테러 대처와 무장한 용의자 대응 등 위급한 특수 상황에서만 쓰겠다"고 강조했다. 디지독이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그러나 로봇개가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누가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어 인권침해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유색인종들의 거부감도 여전하다. 뉴욕 자유시민연합의 도나 리버만은 "경찰이 로봇개를 활용할 때 세부 정보를 공개해야 하지만, 관련 법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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