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전파력 약한 엠폭스..."경계는 하되 과도한 불안감 불필요"

입력
2023.04.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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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등 밀접접촉 없으면 감염 안 돼
전 세계 치명률 0.13%, 아시아 사망자 1명
"개인 위생수칙 준수, 의심증상 즉시 신고"

엠폭스 바이러스 구조 3차원 그래픽. 게티이미지뱅크

엠폭스 바이러스 구조 3차원 그래픽.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확진자가 잇따르며 꺼진 줄 알았던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불씨가 되살아났다. 지난해와 달리 이달 7일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3명의 환자는 해외에 나간 적이 없어 모두 지역사회 감염 사례다.

앞으로 엠폭스 환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커졌지만 방역당국은 과도한 불안감을 경계하고 있다. 엠폭스가 코로나19와 같은 2급 법정감염병이지만 비말로 전파되는 코로나와 달리 피부가 닿는 성접촉 등 밀접접촉 때만 걸리기 때문이다. 질병 특성상 전파에 한계가 분명하고 백신과 치료제가 확보돼 예방수칙을 준수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서부 아프리카 열대우림 지대에서 주로 발생하다 지난해 전 세계로 확산한 엠폭스는 발열, 두통, 근육통, 오한 등으로 시작해 손과 발, 생식기 등에 농(고름)포가 잡히는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전날 기준 엠폭스 전 세계 누적 사망자는 116명, 치명률은 0.13%다. 아시아 지역 사망자는 인도에서 1명 발생했다.

현재까지 총 110개 국가에서 8만6,930명이 엠폭스에 감염됐지만 점점 확진자가 줄어드는 추세다. 정점이었던 지난해 8월에는 전 세계에서 1주일에 7,000명 이상 보고됐는데, 현재는 주당 100명 내외로 발생한다. 다만 올해 들어 일본과 대만 등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 중이다.

엠폭스 예방수칙. 질병관리청

엠폭스 예방수칙. 질병관리청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비하면 엠폭스 대유행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개인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면 걸릴 가능성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국내 치명률과 비슷한 엠폭스 치명률 자체도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아프리카 지역 사망자가 반영돼 부풀려진 것으로 판단한다. 백신과 치료제가 있는 국가에서는 사망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도 백신과 치료제가 있어 엠폭스를 과도하게 두려워할 수준은 아니다. 방역당국은 2016년 진단법을 개발했고 지난해에는 3세대 두창백신 '진네오스' 5,000명분을 도입해 필수의료진 등이 접종했다.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을 17개 시도 치료병원에 배분했고 상황에 따라 추가 구매를 검토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백신, 치료제, 진단 역량을 보유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라며 "의심증상이 있으면 가까운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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