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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미국 도청, 문서 위조는 본질 아냐… 나쁜 짓 한 미국 비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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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미국이 기밀문서 유출을 인정했는데도 도·감청 문제에 대해 계속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용산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여당의 공방에 대해서도 “본질을 벗어났다”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대통령실에서 미국한테 항의는 안 하고 (문서가 위조됐다고) 약간 논점을 비틀기를 하는 것 같은데 미국 측은 위조에 대해서 거의 이야기를 안 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그렇게 몰고 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고, 공식적으로 대외적으로 우리나라 대한민국 대통령이 엄중하게 항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미국 CIA가 우리나라 대통령실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이 일자 우리 정부는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다 11일 “(도청 내용이 담긴) 문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도·감청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국의 조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기밀문건 유출 사실을 인정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현지시간) 열린 브리핑에서 “이런 종류의 문서가 (유출돼) 공공 영역에 있다는 점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도 11일(현지시간) “우리는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법무부에 (수사를) 의뢰했고, 법무부가 범죄 수사를 개시했다”며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했다. 유출된 문건이 지난 2월 28일과 3월 1일 자 자료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유 의원은 “도청했으면 유출될 수도 있다고 보는데 대통령실에서 그거(도청)조차 부인하고 있지 않느냐. 마치 위조라는 것 같이”라며 “미국 백악관이든 미국 국방부든 한마디하면 실시간으로 우리 국민들도 다 듣는 세상인데 미국에서 이야기하는 거 하고 한국에서 이야기하는 거 하고 너무 다르면 그건 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잘못은 미국이 했는데 ‘우리끼리’ 정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유 의원은 지적했다. 미국 언론 보도 후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보안에 취약한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겼기 때문에 도·감청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11일 낸 공식입장문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진위 여부를 가릴 생각도 없이 '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식의 허위 네거티브 의혹을 제기해 국민을 선동하기에 급급하다"며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과 핵 위협 속에서 한미동맹을 흔드는 자해 행위이자 국익침해 행위"라고 맞받아쳤다.
유 의원은 “(이 의혹이) 처음 나왔을 때 민주당에서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문제하고 엮어서 좀 이상했는데 대통령실은 (그걸)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했다)”며 “이 사건에 관한 한 미국이 동맹의 근간을 흔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70년 된 동맹끼리 그걸 도청을 하는 거를 누가 이해를 하겠느냐”며 “이 사건은 분명히 1차적인 문제는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또 "지금 이 사건에서 나쁜 스파이 행위를 한 것은 미국 정부"라며 "야당도 나쁜 짓을 한 미국 정부를 상대로 비판을 하고 우리 정부가 항의하도록 촉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기밀문건 유출로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박상현 재미 칼럼니스트는 1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존 커비 조정관이 (10일 브리핑에서) 참 재미있는 얘기를 했는데 자기네가 지금 ‘얼굴에 맞은 달걀을 모으면 오믈렛 공장을 만들 정도’라고 했다”며 “'에그 온 페이스'(egg on face)라고 망신당한다는 얘기인데, 그만큼 창피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만약 이게 완전히 위조라면 망신이라는 말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해킹보다는 내부자에 의한 문서 유출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법무부는 국방부의 의뢰로 문서 유출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박상현 칼럼니스트는 “우선 유출자 색출이 제일 급하고, 유출 규모도 중요하다”며 “(이미 공개된 문서 외에) 다음에 어떤 문서가 있느냐 없느냐가 앞으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첩보활동을 하거나 아니면 계속 도와주는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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