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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도·감청 논란에 “한국 정부와 소통, 전적으로 협력”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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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 달래기에 나섰다. 미 정보기관의 우리 대통령실 도·감청 논란이 커지자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례적으로 미 국방장관이 전화를 걸어와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선 한미 안보협의체를 연달아 가동하며 동맹의 정신을 부각시켰다.
국방부는 11일 "이종섭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오전에 20분가량 통화했다"며 "미 측은 최근 군사기밀 누출 관련 언론보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통화에서 오스틴 장관은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전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 장관이 오스틴 장관의 설명을 듣고 또 필요한 얘기를 했다”면서 “감청(의혹)과 관련해선 미 국무부·국방부가 법무부에 사실관계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 향후 조사결과에 따라 미국 측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는 오스틴 장관이 요청했다. 통상 양국 현안과 관련한 국방장관 전화통화는 상호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 그에 비춰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인 셈이다. 미국이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방부는 “양국 장관은 한미동맹의 결속력이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계획된 다양한 기념사업을 통해 동맹이 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동맹의 가치를 앞세워 북한의 도발위협이 고조되는 위기상황을 빌미로 양국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도·감청이라는 돌발변수의 파장이 크지만, 그럴수록 동맹의 대의를 위해 뭉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정부도 미국을 겨냥한 표현은 삼간 채 갈등을 봉합하는 데 치중하는 모양새다. 외교 소식통은 "대통령실 발표도 있고, 한미 국방장관 통화도 있어 이를 참조하면 된다"면서 "양국 외교채널을 통해 필요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양국 국방장관은 '해당 문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사실에 견해가 일치했다"며 "앞으로 굳건한 한미정보동맹을 통해 양국의 신뢰와 협력체계를 보다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에 한미 국방당국은 공통의 최대 관심사인 안보협력을 강조하며 분위기를 전환하려 애쓰는 모양새다. 양국은 11~12일 워싱턴에서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열고 북핵·미사일을 비롯해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과 맞춤형 억제전략(TDS) 개정, 국방과학기술 및 우주·사이버 협력 강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14일에는 범위를 한미일로 넓혀 국방차관보급(실장급) 협의체인 한미일 안보회의(DTT)를 3년 만에 재개한다. 북한의 군사위협과 지역 안보정세,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을 중점적으로 다룰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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