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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에 아이 숨졌는데 “연락 없다”…사고 후엔 “그냥 술 많이 먹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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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음주운전으로 초등학생 4명을 쳐 그중 한 명을 사망하게 만든 가해자가 유족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들은 아이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며 음주운전 사고의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사고는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했다. 60대 남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반대 차선을 가로질러 인도로 돌진, 길을 걷던 초등학생 4명을 덮쳤다. 이 중 배승아(9)양은 사고 11시간 만인 9일 새벽 사망했고, 다른 3명은 크게 다쳤다.
승아양의 오빠 배모(26)씨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운전자가) 유족한테 사과는 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아직 아무런 연락조차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운전자는 사고 당시 사고를 인지하지도 못할 만큼 심하게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거의 하루이틀 동안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조사도 힘들 정도로 취한 상태인 걸로 알고 있다"며 "듣기로는 (사고) 다음 날 오전까지도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를 목격한 인근 상인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차에서 운전자를) 빼는 그 순간 알겠더라고요. '술이다'. 냄새가 아니라… 사고가 나면 당황하고 그런 표정 아니라 그냥 술 많이 먹은 그 표정 있잖아요"라고 운전자의 상태를 전하기도 했다.
사고 직전 승아양은 친구들과 생활용품점을 구경하고 집에 돌아오던 중이었다. 사고 직전 엄마에게 전화도 했었다. 배씨는 "승아가 돌아오면서 친구들하고 더 놀고 싶다고 한 15분 전쯤에 더 놀면 안 되냐, 그렇게 한 번 통화를 하고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됐다"고 전했다.
승아양은 꿈이 많았다. 배씨는 "끼가 많아 가지고 애가 연예인도 하고 가수, 배우하고 언제는 또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서 뷰티 쪽 한다고 하면서 꿈이 되게 많은 동생이었다"며 "그래서 더 예쁘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엄마를 기쁘게 해주려 유튜브로 춤 연습을 하고, 엄마와 오빠가 말다툼을 하면 웃음을 유발해 분위기를 풀며 중재하기도 했던, 그저 예쁜 막내였다.
15세 터울의 오빠와도 각별했다. 배씨는 "승아가 저를 항상 따르고 엄마에게도 껌딱지처럼 붙어 다니고, 심지어 최근에 알았는데 승아 휴대폰 비밀번호가 제 생일로 이렇게 되어 있더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오빠는 '자기 침대를 갖는 게 소원'이라던 동생에게 침대를 선물하려고 돈을 모으고 있었다. 승아의 10번째 생일인 5월 21일이 한 달 남짓 남았기 때문이었다.
가족들은 사고의 공론화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위해 승아양의 이름과 얼굴, 생전 영상 등을 공개하며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배씨는 "주변인들도 그렇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이든 뭐든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다"며 "가해자들한테 엄중한 처벌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운전자는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경찰 조사에서는 "지인들과 점심을 먹으며 소주 반 병 정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9일 오후 음주 운전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위험 운전 치사,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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