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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과다 섭취, 고혈압 환자만 주의해야 할까?

입력
2023.04.09 07:10
수정
2023.04.09 11:0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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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을 너무 많이 먹으면 고혈압뿐만 아니라 심장마비, 뇌졸중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소금을 너무 많이 먹으면 고혈압뿐만 아니라 심장마비, 뇌졸중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소금을 너무 많이 먹으면 고혈압을 비롯해 심장마비ㆍ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등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염분을 과다 섭취하면 관상(冠狀)동맥과 경(頸)동맥도 막히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염분 과다 섭취에 대한 위험이 잘 알려진 고혈압 환자뿐만 아니라 정상 혈압(140/90㎜Hg 미만)인 사람도 마찬가지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일반인도 소금을 너무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조나스 우오피오 박사 연구팀이 스웨덴 SCAPIS(CArdioPulmonary bioImage Study) 연구에 참여한 50~64세(평균 58세) 1만77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은 ‘플라크(plaque)’라고 불리는 침전물로 동맥이 좁아지는 것을 말한다. 심장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손상돼 심장마비와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염분 소비량을 오줌 속 나트륨 배설량을 측정해 추정했으며, 관상동맥 3D 이미지를 얻기 위해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을 시행했다.

연구를 위해 동맥 내 칼슘의 양은 5가지 범주(0, 1~9, 10~99, 100~399, 399 이상)의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CACS)’로 합산했다. CACS 점수가 높을수록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더 높다.

연구팀은 또한 관상동맥 폐색(협착)은 ‘협착 없음’ ‘50% 미만 협착’ ‘50% 이상 협착’ 등으로 분류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경동맥 초음파검사도 받았다.

이들 검사를 통해 ‘플라크가 없는 그룹’ ‘혈관 하나에만 플라크가 있는 그룹’ ‘두 혈관 모두 플라크가 있는 그룹’으로 나뉘었다.

그 결과, 염분 섭취 증가는 관상동맥과 경동맥 모두에서 단계적으로 죽상동맥경화증 증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 배설이 1,000㎎ 증가할 때마다 경동맥 플라크, CACS 및 관상동맥 협착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각각 3%, 4%, 4% 높아졌다.

즉, 염분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죽상동맥경화증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흥미롭게도 정상 혈압(140/90㎜Hg 미만)이거나 심혈관 질환이 없는 사람도 염분을 과다 섭취하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우오피오 박사는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소금 섭취를 하루에 한 티스푼 정도로 최소화하라’는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환 다른 의학회의 조언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우오피오 박사는 “우리가 먹는 소금 섭취를 줄이려면 식탁용 소금 사용을 제한하고, 100% 염화나트륨인 소금을 70~80% 염화나트륨과 20~30% 염화칼륨을 포함하는 소금 대체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 저널인 ‘유럽심장저널-오픈’ 최신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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