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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구지은 부회장, 경영권 이어 배당금 전투에서도 오빠 구본성 이겼다

입력
2023.04.04 20:00
수정
2023.04.05 10: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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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주총서 회사 측이 낸 '배당금 30억 원' 가결
구본성 전 부회장 제안한 2966억 원 배당금은 패해

구본성(왼쪽)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지은 아워홈 현 부회장. 아워홈 제공

구본성(왼쪽)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지은 아워홈 현 부회장. 아워홈 제공


회사 경영권에 이어 배당금을 놓고 벌어진 '아워홈 사 남매 갈등'이 현 대표이사인 구지은 부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아워홈은 장자 승계 원칙을 전통으로 내세우는 범LG가(家)에서 홀로 여성 대표의 경영권이 안정 구도에 오르게 됐다.

4일 아워홈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 측이 상정한 배당금 안건이 약 59%의 찬성표를 얻으며 가결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번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금 관련 서로 다른 세 가지 안건이 등장했다. ①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은 2,966억 원, ②장녀 구미현씨는 465억 원 규모의 배당금을 각각 제안했다. 이에 구지은 부회장이 이끄는 회사 측은 "순이익의 열 배가 넘는 2,900억 원 넘는 배당금을 요구하며 사익 추구를 우선하는 태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③30억 원 규모의 배당금을 안건으로 내놨다.

이날 주총의 '키'는 구미현씨가 쥐었다. 그는 주총 직전 본인이 제안한 456억 원 배당안을 포기하고 회사 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써 구 전 부회장의 2,966억 원과 회사 측의 30억 원이 안건으로 올라 표결에서 회사 측이 이겼다. 아워홈은 지난해 순이익 250억 원 중 일부로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난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이다. 아워홈 주식은 구 회장의 자녀들이 98% 이상 보유하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6%로 최대주주이며 △첫째 딸 구미현 19.28% △둘째 딸 구명진 19.6% △셋째 딸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다. 2016년 구 전 부회장이 아워홈에서 경영 수업을 받던 구지은 부회장을 제치고 경영권을 차지한 이후 이들 사 남매는 '구본성 대 구지은'으로 나뉘어 경영권 분쟁을 이어왔고, 지난해 2월 구 전 부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밝힌 후 이번에는 배당금으로 전선이 바뀌었다.



'범LG가 첫 여성 오너' 구지은 체제 공고화

아워홈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 전경. 아워홈 제공

아워홈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 전경. 아워홈 제공


아워홈 측은 이번 주총 결과를 두고 "구지은 부회장의 경영권이 더욱 튼튼하게 다져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에도 자신의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구 전 부회장은 이사 교체 및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을 제안했으나 임시주총에서 모두 부결됐다. 현재 13명의 사내이사 중 구 전 부회장과 가까운 인사는 그의 아들 구재모씨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재모씨의 임기도 올해 말로 끝난다.

구지은 부회장은 아워홈 사 남매 중 유일하게 2004년부터 아워홈에서 일했고 2016년 외부에서 경력을 쌓은 오빠 구 전 부회장에게 대표 자리를 내줬다. 업계에서는 당시 구지은 부회장이 밀려난 배경으로 LG그룹의 장자 승계 전통을 꼽았다.

2021년 구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으로 재판에 넘겨지며 대표이사에서 해임됐고 세 자매가 힘을 모은 끝에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권을 되찾았다. 한편 구 전 부회장은 2021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혐의로 아워홈으로부터 고소를 당했고 지난해 7월 기소 의견으로 송치돼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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