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지난해 3년 만에 '흑자 전환'…코로나19 수혜 톡톡히 봤네

입력
2023.04.0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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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000억 원대 흑자 기록
팬데믹 배달 수요↑영향에
배민1 수익성 개선으로 적자 감소

지난달 8일 서울 시내에서 배민라이더스 배달기사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8일 서울 시내에서 배민라이더스 배달기사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 플랫폼 1위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4,000억 원 흑자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적자 수렁에서 벗어났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2조9,47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4,241억 원으로 전년보다 손실이 757억 원 줄어들었다.

2016년부터 3년 동안 흑자를 이어오던 배달의민족은 2019년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된 후 연결기준 364억 원 적자로 전환해 2020년 112억 원, 2021년 757억 원으로 적자가 불어났다.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및 프로모션 비용이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사 측은 이미 지난해부터 흑자 전환이 예견됐다고 설명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2021년 영업적자에는 김봉진 의장의 주식 증여 비용 약 1,000억 원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됐다"며 "이를 제외하면 배달의민족은 이미 그 해 200억 원대 흑자를 기록한 셈"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효과 봤지만…올해는?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 거리에서 배달 라이더가 음식을 오토바이에 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 거리에서 배달 라이더가 음식을 오토바이에 싣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의민족이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건 3년 동안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식당을 찾는 손님이 줄면서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식당 수는 2019년 13만6,000여 개에서 지난해 30만여 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문 수와 결제액도 올랐다. 지난해 주문 수는 총 11억1,100만 건으로 2019년 4억 건에 비해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적자 구조였던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21년 론칭한 배민1은 주문 한 건당 한 집만 배달해 빠른 배송이 가능하지만 배달비가 높았다. 배달의민족은 소비자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10개월 가까이 할인 프로모션 요금을 적용해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적자가 나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고정 이용객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4월 프로모션이 종료된 후에도 배민1의 수요가 꾸준히 유지돼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드러났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현재 전체 주문 중 15%는 배민1이 차지하고 있다"며 "빠른 배달에 대한 수요를 일찍 감지해 선투자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흑자가 올해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엔데믹으로 외부 활동이 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체 시장의 배달앱 이용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 빅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배달앱 3사의 지난달 앱 사용자(MAU) 수는 지난해 2월 대비 18.5% 감소한 2,922만 명으로 나타났다. 거래액도 감소해 통계청의 '1월 온라인쇼핑 동향 발표'에 따르면 1월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1월 대비 8.3% 줄어든 2조2,295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음식 배달 외에도 'B마트'와 '배민스토어' 등 새로운 수입원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B마트는 신선식품 등 먹거리를 30분 내 배달하며, 배민스토어는 생활용품, 화장품, 꽃, 잡화 등을 당일 배송한다. B마트는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운영하다 최근 부산, 대구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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