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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 한 달 낙폭, 14년여 만에 최대... 내수는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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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2월 생산이 대폭 줄어 14년여 만에 한 달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가 모두 늘며 내수 상황은 꽤 양호해진 모습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2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ㆍ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4(2020년=100)로 전월보다 0.3% 늘었다. 지난해 10월(-1.1%)과 11월(-0.5%) 감소한 전산업 생산은 12월(0.1%) 반등하더니 올 1월(0.1%), 2월(0.3%)에 걸쳐 소폭 증가했다.
상승세는 서비스업 생산이 이끌었다. 숙박ㆍ음식(8.0%)과 운수ㆍ창고(5.4%) 등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달보다 0.7% 늘었다. 좋은 날씨와 코로나19 진정 등으로 외부 활동이 활발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과 공공행정도 각각 6.0%, 5.8% 증가했다.
지출 측면에서도 내수는 호조다. 우선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가 108.4(2020년=100)로 전월보다 5.3% 늘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6.4%)와 승용차 등 내구재(4.6%), 의복 등 준내구재(3.5%) 모두 판매 실적이 나아졌다. 작년 11월(-2.3%), 12월(-0.2%), 올 1월(-1.1%)에 걸쳐 3개월째 감소했던 소매판매액지수는 2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저효과와 대규모 할인 행사, 전기차 보조금 재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통계청 설명이다. 중국 방한 관광객 증가로 면세점 판매가 18.3% 늘기도 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1.3%) 투자가 늘면서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건설기성도 재건축 아파트 공사 실적 증가, 반도체 공장 건설 진척, 사회기반시설(SOC) 집행 증가 등으로 건축(6.6%)과 토목(3.9%) 모두 공사 실적이 늘면서 6.0% 증가했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늘어나는 ‘트리플 증가’는 2021년 12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문제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다. 생산이 전월보다 17.1%, 작년보다는 41.8% 빠졌다. 반도체 생산의 전월 대비 감소폭은 2008년 12월(-18.1%) 이후 14년 2개월 만에 최대다. 제조업 재고율은 120.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제조업생산능력지수는 전월보다 0.2% 줄어 197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긴 기간인 5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이 전월 대비 3.1% 줄고 전기ㆍ가스업 생산도 8.0% 줄면서 광공업 생산은 3.2% 감소했다.
경기 흐름은 불확실하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경우 작년 9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하다 반년 만에 반등(+0.4포인트)했지만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4개월째 하락(-0.3포인트)했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그간 주춤했던 내수 지표가 개선되고 건설투자 실적이 늘면서 작년 4분기 부진했던 전산업 생산이 소폭 반등했고 대면 활동 확대로 서비스ㆍ재화 소비 모두 개선됐다”면서도 “글로벌 금융 불안의 실물 경기 파급 가능성과 반도체 등 주력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부진 등이 경기 흐름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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