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납할 수 없다"... 미국, 러시아의 WSJ 기자 구금에 항의

입력
2023.03.31 08:22
수정
2023.03.31 11:29

"러시아 체류 중인 미국인 즉시 떠나라" 권고

러시아에서 체포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자 이반 게르시코비치가 지난 28일 작성한 러시아 경제 관련 기사의 헤드라인. WSJ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에서 체포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자 이반 게르시코비치가 지난 28일 작성한 러시아 경제 관련 기사의 헤드라인. WSJ 홈페이지 캡처

미국이 자국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기자를 구금한 러시아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미국 시민을 겨냥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WSJ 소속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구금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 국무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와 직접 접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제2의 게르시코비치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에도 나섰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미국인들은 러시아 여행을 자제하라는 정부 경고를 준수해 달라"며 "현재 러시아에 머물거나 여행 중인 미국인도 즉시 출국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이날 러시아 내 미국인들의 출국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인 게르시코비치 기자를 간첩 혐의로 구금했다. FSB는 "게르시코비치는 미국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군산 복합 기업 중 한 곳의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며 "미국 정부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게르시코비치의 (러시아 내) 불법 활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냉전 이후 처음이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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