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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지질공원 '성사 땐 인구소멸 막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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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질공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질 자원을 이용한 지속 가능한 지질공원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지형·지질현장으로서 생태학적, 고고학적, 문화적 유산을 포함한다. 지질공원은 보존·관리만이 아니라 지역민의 참여와 관광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목표로 한다.
유네스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질공원은 국립공원과는 달리 핵심적인 일부 보호대상을 제외하고 규제로 인한 행위제한이 거의 없다. 대중관광지와 보호지역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대안관광지다. 중요한 것은 개발·활용과 지속 가능성이 등가의 개념이 아니라 개발·활용을 위해서는 먼저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대중적 관광은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하는 양적인 관광이었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접근성을 높이며 명소 가까이 시설물을 유치해 관광객 선호도를 높였다. 개발의 주체는 대부분 외부인이고 지역 주민은 종사원이나 방관자에 머물렀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자연자원의 강점을 최대 활용하는 관광이었다.
이와는 달리 지속 가능한 관광은 환경 보전을 우선시하고 경험의 질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둔다. 자연 환경과 지역 문화를 고려하고 자원 특성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지역 주민은 관리자이자 가이드, 감시자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의 발굴을 촉진하고 지역정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지역민의 자부심을 높인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해 경제성, 지역의 번영, 고용의 질, 사회적 공정성, 방문객 충족, 지역적 규제, 지역사회의 복지, 문화적 풍요, 물리적 무결성, 생물학적 다양성, 자원의 효율성, 환경의 순수성 등의 기준을 제시했다.
자연공원에서 이루어지는 관광활동은 이용과 보전의 균형 추구, 개발의 딜레마를 내포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관광은 지역 정체성과 주민 참여, 관광객의 호응 등 보존과 경제가 공존하는 ‘현명한 활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지오투어리즘(Geotourism)이 떠오르고 있다.
지오투어리즘이라는 용어는 1990년대 이후 등장해 성장 잠재력이 큰 관광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오투어리즘은 초기에 지형·지질자원에 초점을 맞추는 협의적 개념이었으나, 2000년대 지질공원의 등장과 함께 관광목적지에 대한 특성에 초점을 맞추는 광의적 개념이 형성됐다.
지오투어리즘은 방문객들에게 천혜의 자연자원과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넓혀주며 지형·지질자원을 기반으로 한 경관·학술적 가치와 함께 지역의 역사 문화유산관광, 모험관광도 제공한다는 점에서 대중적 관광과 대비된다.
국내의 지오투어리즘 논의에서는 지질관광이라는 협의의 관점이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지오투어리즘은 단순히 지형·지리·지질적 관점으로 국한할 수 없다. 지오투어리즘은 해당 지역의 역사, 문화, 생태, 그리고 이와 관련한 지역 주민의 삶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지오투어리즘은 대안관광 유형 중 생태관광,농촌관광,녹색관광,문화관광,체험관광,모험관광,공동체관광 등과 가깝지만 모험관광과는 구별된다. 모험관광은 자원이나 경관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지오투어리즘은 해당 지역의 자연과 인문을 함께 체험하는 지질공원의 기능이나 개념과 부합한다.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서 지오투어리즘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체험하며 보전하는 생태관광,독특하고 특화한 문화유산을 학습할 수 있는 문화관광,지역주민의 삶의 방식 등을 배울 수 있는 대안관광이라 할 수 있다.
지오투어리즘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광의적 관점에서 인문지리나 생태,역사와 결합한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동시에 지역 주민들이 삶 속에서 창출해낸 역사·문화적 가치를 담아낸 관광 상품도 유기적인 연관성 속에서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역 주민의 참여를 높이고 경제적 이득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적으로 교외의 자연공원만이 아니라 도시형 공원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서 지오투어리즘은 무엇보다 지역 사회를 활성화해 자발적인 선순환 구조를 구현하는 관광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백두산과 한라산은 신생대에 활동한 화산이다. 인류를 비롯한 포유류와 조류가 출현했던 시대다. 의성 금성산은 7,000만 년 전인 중생대에 활동한 화산이다. 중생대는 '공룡의 시대'. 그런 유래를 말해주듯 우리나라 최초의 공룡뼈가 의성에서 발견됐다. 금성산은 화산 활동의 흔적이 잘 남아 있는 칼데라 지형이다. 같은 중생대 화산인 청송 주왕산과 광주 무등산은 이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금성산에는 또한 여름에도 찬바람이 나오는 빙혈(빙계계곡)이 여러 군데다.
의성지질공원은 지난해 7월 국가지질공원 후보에 선정됐다. 의성군은 지난 3월 금성산과 빙계계곡, 공룡발자국, 해망산건열구조, 치선리 베틀바위, 석탑리 누룩바위, 안계분지 등 열두 군데 지질·경관 명소를 연계해 의성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신청했다. 금성산과 빙계계곡, 공룡발자국 등은 전국적으로 알려진 관광지이자 지질명소다. 안계분지는 지역 주민들의 삶 가까이 다가온 인문지리적 경관이기도 하다. 지질학적 요소와 문화, 역사 등 인문학적 요소를 함께 담은 지질공원의 취지에 잘 맞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의성국가지질공원이 인증 받으면 지역 인지도가 높아지고 지질명소 보존·활용의 조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질공원이 지역민의 참여를 이끌고 자긍심과 애향심을 높이는 구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영권 대구가톨릭대 지리교육학과 교수는 "의성지질공원은 중생대 칼데라 지형인 금성산과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공룡뼈, 자연의 신비함을 보여주는 빙계계곡 등 국가지질공원에 걸맞는 지질명소를 갖추고 있다. 의성이 전향적인 지질·경관 명소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의성국가지질공원 인증은 '조문국의 고장' 의성군이 간직해온 금성산과 빙계계곡, 공룡 발자국 등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의성국가지질공원 인증은 의성군이 인구 소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 신호다. 관광객과 탐방객을 불러들이고 젊은이들을 돌려세울 '지속 가능한 지오투어리즘' 의성국가지질공원 프로그램에 지역민이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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