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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여왕' 전도연 "노출 후 광고 끊겼다…어머니도 눈물" ('유퀴즈')

입력
2023.03.30 18:16

전도연,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대학 동기 유재석 만나 학창 시절 회상

전도연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찾았다. 그는 자신이 출연한 작품과 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tvN 캡처

전도연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찾았다. 그는 자신이 출연한 작품과 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tvN 캡처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에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대를 견뎌라"라는 말이 나온다. '칸의 여왕' 배우 전도연이 쓴 왕관의 무게도 가볍지 않았을 터다. 그에게는 광고가 끊겼던 적도, 작품이 잘 들어오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전도연이 출연했다. 전도연은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 유재석과 대학 동기다. 유재석은 예능에서 거의 만나보지 못했던 전도연의 출연에 반가움을 내비쳤다.

전도연의 학창 시절

전도연은 오랜만의 예능 나들이를 앞두고 걱정이 컸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내가 유재석씨랑 친하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만나면 할 이야기도 없다. 사람들이 너무 기대를 해서 부담스러웠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유재석에게 "우리가 친했느냐"고 물어 시선을 모았다. 유재석은 "같은 과인데 반이 달랐다. 수업을 같이 들은 적은 없다. 등하굣길에 봤고 도연씨가 떡볶이 먹을 때 내 떡볶이를 뺏어갔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도연은 당시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유재석은 학창 시절 전도연이 인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독 눈에 띄는 분이었다. 친구들 몇 명이 전도연씨에게 대시했다가 대차게 거절당했다. 마음의 상처를 입고 몇 명이 학기 초에 포기했다"고 이야기했다. 전도연은 유재석이 무리 지어 앉아 있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전도연 닮은 '일타 스캔들' 행선

전도연이 최근 출연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그는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는데 과한 사랑을 받았다. 다들 행복해했다"고 밝혔다. '일타 스캔들'에 캐스팅됐을 당시 "로맨틱 코미디를 어떻게 50대 여배우가 할 수 있느냐"는 말도 나왔지만 큰 사랑을 받아 기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도연의 딸은 '일타 스캔들' 애청자였다. 전도연은 "사실 딸이 내가 나오는 부분을 잘 못 본다. '심장이 오그라들고 너무 달달해서 이가 썩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결혼 16년 차인 그는 자신이가 '일타 스캔들' 속 행선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난 아이에게 맡겨두는 스타일이다. 엄마로서 모르는 게 많아서 아이에게 물어보고 얘기하며 엄마로서 같이 성장해나가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전도연의 어린 시절 꿈은 배우가 아닌 현모양처였다. 배우 일은 의도치 않게 시작했다. 우연히 잡지 표지를 찍었는데 이후 광고 쪽에서 연락을 줬다. 광고를 촬영한 후에는 드라마 측의 러브콜을 받았다. 그는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원래 조세호씨 같은 곰돌이처럼 토실토실하고 귀여운 사람을 좋아했다. 남편은 카리스마가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전도연에게 찾아온 위기

치정 스릴러극 '해피 엔드'는 전도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그는 바람난 유부녀 역을 소화하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유재석은 "노출도 좀 있지 않았느냐"고 했다. 전도연은 주변에서 출연을 반대했지만 도전을 꿈꿨다고 했다. 그는 "당시에는 영화가 한석규씨가 나오는 영화와 나오지 않는 영화 두 가지로 나뉘었다. 어린 마음에 나도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작품이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해피 엔드'와 관련해 어려움도 있었다. 과거 전도연의 어머니는 "시집을 못 가면 어떡하냐"면서 눈물을 흘렸고 전도연은 "시집 잘 가려고 배우 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촬영 후에도 고난이 이어졌다. 전도연은 "그때 했던 광고들이 다 끝났다. 왜 그런지를 잘 몰랐다. 끝나고 나서 사람들이 여배우한테 바라는 이미지가 어떤지를 알았다"고 전했다. '해피 엔드'는 전도연에게 상처를 안긴 동시에 그를 단단하게 만든 영화였다. 전도연은 "'해피 엔드'는 여배우가 능동적으로 뭔가를 한 작품이다. 난 배우로서 할 일을 한 거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더 당당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도연은 '밀양'으로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유재석은 '칸의 여왕'으로 불리는 전도연에게 "그때만 하더라도 칸 영화제는 생소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전도연은 "그렇다. 해외 영화제가 처음이었다. 그렇게 대단한 상인지도 몰랐다. 모르고 가서 용감할 수 있었던 듯하다. 시상식이 다 끝난 후 떨렸다"고 답했다. 전도연은 "사람들은 내가 상을 받아서 어마어마한 시나리오가 들어왔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 시나리오 주는 걸 조심스러워했다. 날 영화제에 갈 법한 작품을 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던 듯하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전도연은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해줬다.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도연은 더욱 성숙해졌다. 스스로에게 더욱 감사하게 됐고 일이 끝나면 "오늘 수고했다"고 말하곤 한다. 때로는 "할 수 있다"면서 자신을 응원한다. 힘든 시간의 무게를 견딘 전도연의 왕관은 더욱 반짝이는 중이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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