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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와대' 지킨 로봇개, 전기차 충전해주는 팔로봇...모빌리티쇼서 눈길 끈 이색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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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발 달린 로봇개 두 마리가 전시장을 맴돌고 있었다. 종종걸음으로 걷는가 싶더니 뛰고 짖는 소리도 냈다. 로봇에게 다가가 앞을 가로막고 서봤다. 로봇개는 양발을 번갈아 구르며 멈춰 서더니 고개를 들어 기자를 바라보고 얼굴을 왼쪽과 오른쪽으로 번갈아 갸웃한 뒤 다리를 굽혀 몸을 낮추고는 곧 방향을 틀었다.
다음 달 9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에 등장한 비전60(The vision 60)의 모습이다. 이 4족 보행 로봇(Q-UGV)은 지난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뜰을 오가는 로봇 경비견으로 먼저 알려졌다.
미국 고스트로보틱스사의 파트너사인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 박찬우 수석연구원은 비전60이 어떻게 사람을 감지하고 피했는지 묻자 "갈대밭은 꺾으며 헤치고 지나가도 되는 물체로 인식하지만 사람이나 견고한 물체와 맞닥뜨리면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사람을 구별하는 건 아니지만 방향을 틀어야 할지 그대로 갈 수 있는지는 알아서 파악한다는 것이다. 흔히 개의 목줄을 매는 위치에 달린 손잡이를 잡고 비전60을 끌어당기자 이 로봇개는 흔들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균형을 잡았다. 홍혜준 영업팀장은 "51㎏짜리 비전60은 가만히 서 있을 때에도 스쿼트 자세로 관절을 구부리고 대기하고 있다"며 "그 덕분에 흔들어도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진·방수 기능과 함께 영하 45~55도를 견딜 수 있어 평평한 땅이나 풀숲, 얕은 물가는 물론 얼음 위도 지날 수 있다. 수심 1m 깊이의 물속에서도 30분가량 버틸 수 있다고 한다. 계단도 오를 수 있고 산업 현장에선 정찰이나 경비 기능도 맡는다. 홍 팀장은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시키고 험난한 곳에도 들어갈 수 있게 하려고 만들었다"며 "10㎞까지 물건을 실을 수 있는 '지상용 드론'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성능만큼 가격도 비싸다. 이 로봇개의 몸값은 약 3억 원이다. 서울모빌리티쇼에 나온 웬만한 차량보다 비싼 셈이다.
현장에선 무거운 전기차 케이블을 운전자가 직접 들지 않아도 알아서 충전을 해주는 로봇도 볼 수 있었다. 현대차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이다. 사람 팔 모양을 한 이 로봇은 ①차량을 충전기 근처에 세우면 ②스스로 차량의 충전구를 연 다음 ③차량에 세게 부딪히지 않도록 마찰이 적은 방향으로 충전기를 천천히 움직였다. ④충전기가 차량에 연결되자 충전을 시작했다. ⑤충전이 끝나면 충전기를 차에서 분리해 제자리에 돌려놨다.
서비스 로봇인 달이(DAL-e)도 이날 무대에 올랐다. 주시현 로보틱스지능SW팀 팀장은 쏘나타 디 엣지를 공개한 뒤 마련된 순서에서 "발표를 하려니 목이 탄다"며 달이를 부르더니 잠시 후 도착한 로봇의 뚜껑을 열고 직접 물을 꺼내 마시는 모습을 보였다. 주 팀장은 "모바일 메신저로 주문하면 로봇이 출발한다"며 "라이다와 카메라 센서 기술을 활용해 경로를 실시간 업데이트하고 어른과 아이를 나눠서 응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를 넘어 도심항공교통(UAM)이나 일상에서 쓰이는 로보틱스(로봇공학)로 영역을 넓히는 것은 현대차의 미래 방향성이기도 하다.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장(상무)은 "올해 배송 로봇과 전기차 충전 로봇 외에 웨어러블 로봇과 서비스로봇의 실증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고객의 삶에 로봇이 특별한 것이 아닌 필수적이고 보편적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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