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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가는 길마다 '상생 경쟁'... 뜻밖의 역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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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은행권의 '상생 경쟁'에 불이 붙었다. '이자 장사' 비판의 선봉에 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방문하면 은행들은 준비한 사회환원 보따리를 하나씩 선보이는 식이다.
30일 우리은행이 '우리상생금융 3·3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 원장의 영등포 시니어 특화매장 개설식 방문에 맞춘 것이다. 개인 고객, 소상공인·중소기업,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총 20조 원을 투입하는데 고객이 연간 2,050억 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 고객에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7%포인트 내린다.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책엔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경우 최대 1%포인트까지 금리를 낮춰 주는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을 출시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앞서 하나, 부산, KB국민, 신한도 이 원장의 방문 때마다 상생안을 발표했는데 내용이 점점 다양해졌다. 이 원장의 첫 방문지 하나은행은 서민금융상품 '햇살론15' 고객에게 이자의 1%를 되돌려 주겠다고 밝혔고, 다음 타자 부산은행은 가계대출 전 상품 금리 인하를 추가, 상생안의 기본값으로 만들었다. 신한은행은 이 원장 방문 이후 그간의 '주담대 금융지원 성과'를 추가 발표했고, 이날 우리은행은 고령층의 이체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겠다고 덧붙였다.
상생 경쟁은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은행들의 이자수익은 '불로소득'이었다는 취지로 "국민·자영업자·소상공인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특별 주문했다. 이후 전국은행연합회가 사회환원에 10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 원장은 "3년 후 금송아지가 아닌 당장 마실 물 한 모금이 필요하다"며 즉각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했다. 은행들이 고심 끝에 내놓은 '물 한 모금'은 대체로 "다른 은행도 본받길 바란다"거나 "매우 고무적"이라는 이 원장의 찬사를 받았다.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고, 해당 은행이 내놓을 상생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원장은 다음 달 DGB대구은행을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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