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실장 임명 재가, 주미대사 내정... 尹, 외교라인 공백 속전속결 재정비

입력
2023.03.30 18:30
수정
2023.03.30 18:3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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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신임 실장 첫날부터 '밀착' 행보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사퇴에 따라 공백이 생긴 외교안보 라인을 빠르게 재정비했다.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 임명 재가, 조현동 주미대사 내정 등이 사실상 동시에 이뤄졌다. 조 실장은 첫 출근을 하자마자 윤 대통령을 밀착 수행했다. 갑작스러운 외교안보 라인 교체가 4월 말 미국 국빈 방문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도·태평양 지역 회의'를 마치고 용산 대통령실로 돌아오자마자 조 실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후 조 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부터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조 실장이 맡았던 주미대사 후임 인사도 속전속결이다. 윤 대통령은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을 주미대사로 내정하고, 미국 행정부에 신속하게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이날 국립외교원장에 박철희 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을 임명했다. 외교안보 진용을 빠르게 재정비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김 전 실장 사퇴로 촉발된 내부 갈등설에도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하나하나 사건으로 인사가 나는 게 아니라 큰 흐름에서 변화가 왔다"면서 "김 전 실장은 교수 출신으로 한미동맹을 우선하고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외교 방향의 기틀을 잡았다면, 한미동맹 강화의 디테일을 가미하는 건 외교관 출신의 조 실장이 적합하다고 본 것"이라고 인사 배경을 공개적으로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국가안보실 직원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국가안보실 직원들과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조 실장 첫 임무는 '리스크 관리'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분위기 쇄신'에 돌입한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조 실장에게 맡긴 첫 과제가 '리스크 관리'로 전해졌다. 외교안보 라인의 문제가 불거진 것은 안보실 내부, 안보실과 비서실, 안보실과 외교부 간의 내부 갈등과 파벌 다툼으로 인한 불통이 원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해법을 내놓은 후 국내 여론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참모진 간의 불협화음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체감했다고 한다.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23분의 모두발언으로 대국민 설득전에 나섰을 당시 연설 내용의 수위를 놓고 안보실, 비서실, 외교부 간 시각차가 컸던 게 대표적이다. 결국 윤 대통령이 직접 연설 내용을 일일이 다듬었다고 한다.

조 실장이 이날 브리핑에서 "안보실을 포함해 대통령실 전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원팀'으로 노력해 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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