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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썩한 성공만 아메리칸 드림?… 이민자들의 소소하고 특별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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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플러스 바로 보기 | 8부작 | 15세 이상
인도계 소년 카비르(수라즈 샤마)의 가족은 미국에서 모텔을 운영한다. 화목한 가족에게 문제는 있다. 카비르를 제외하면 영주권이 없다. 카비르의 부모는 인도에 다녀오다 미국 입국이 막힌다. 9ㆍ11테러 여파 때문이다. 모텔 관리는 카비르 책임이 된다. 카비르는 백악관 방문을 위해 단어 철자 맞추기 대회에 참가한다. 입선을 하고, 영부인 로라 부시 여사를 만나 부모의 사정을 이야기한다. 그의 부모는 바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영화 같은 이야기다. 과연 결말도 영화 같을까. 카비르의 사연은 실화다. 영화처럼 극적일 리 없다. 부시 여사는 카비르의 호소에 난색을 표한다. 아무리 영부인이라 해도 행정 절차를 무시해서는 안 되니까. 카비르는 결국 성인이 돼서도 모텔에서 고아처럼 지낸다. 재회는 이뤄진다. 부모가 미국으로 돌아온다. 그들 머리는 하얗게 변했다. 늦었으나 마침내 성사된 만남은 보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파도를 일으킨다.
‘리틀 아메리카’가 소개하는 이야기들은 특별하지 않으면서도 특별하다. 이민자들이 화면 중심에 서는데, 그들은 떠들썩한 성공을 거두지는 않았다. 그저 미국이라는 땅에 착근하기 위해 애쓰다 자신만의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소소한(Little) 그들의 삶은 미국 이민자들의 현실을 대변한다.
드라마는 8개의 사연으로 구성돼 있다. 모두 실화다. 영어 한마디 못하는 프랑스 여인 실비앵(멜라니 로랑)이 마음의 평온을 찾기 위해 미국 어느 산골 요가원을 찾았다가 인생의 남자를 만난 이야기, 미국 유학을 왔다가 이혼과 가난을 이겨내고 쿠키 사업가로 꿈을 이룬 우간다 여인 비어트리스(케이욘도 쿠틴호)의 사연 등이 펼쳐진다.
사연이 각기 다른 만큼 에피소드마다 품고 있는 정서가 제각각이다. 카우보이 복장으로 외로움을 견뎌내고 교수가 된 나이지리아 청년 이웨그부나(코피던스)의 이야기는 웃음기가 담겨 있다. 스쿼시로 인생 도약대를 마련한 라틴계 소녀 마리솔(예르네스트 코르차도)의 사연은 스포츠영화처럼 그려진다.
‘리틀 아메리카’ 속 인물들이 지닌 공통점은 역경이다. 멀리 떨어진 가족 때문에 외로움에 시달리거나 지독한 가난에 몸서리를 치고는 한다. 불법체류자라는 불안정한 상황, 딱히 도와주는 이 없는 처지 역시 이들의 공통분모다.
영화나 드라마가 영웅담만 전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평범한 이들이 매일 자신의 자리에서 전투를 벌이며 작은 승리를 쟁취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다. 소소하나 마냥 소소하다 치부할 수 없는 이민자들의 사연은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특별하지 않은 사연에 맞춰 간결하고 담백하게 전개되는 서술방식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기도 하다.
미국 잡지 에픽에 소개된 사연들을 영상으로 옮겼다. 약간의 허구가 가미돼 극적 재미를 더했다. 현실적인 내용이다 보니 자극적인 묘사는 없다. 탄산수나 알코올성음료 대신 생수를 마시는 기분이라고 할까. 밍밍하나 자꾸 마시게 되는 생수처럼 편안하게 에피소드를 이어보게 된다. 다른 나라에서 새 삶을 개척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겪을 만한 일들이 공감을 부른다. 사연의 당사자가 연출까지 한 경우가 있어 흥미롭기도 하다. 시즌2가 8부작으로 만들어져 지난해 12월 공개돼 시청이 가능하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7%, 시청자 90%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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